KBS 막내 기자들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느낀 자괴감을 드러냈다. KBS의 세월호 보도에 대한 외부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부에서도 자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KBS에 입사한 40기 기자들을 비롯, 38, 39기 기자 40여 명은 지난 7일 KBS 사내 망에 '반성합니다'는 제목으로 10개의 글을 게재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취재 현장을 직접 발로 뛰었던 기자들의 자괴감과 KBS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
해당 글을 작성한 한 기자는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 중의 기레기다"고 토로했다. 기레기는 기자와 쓰레기를 합한 속어로 기자를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기자는 "얼마 전 후배가 세월호 관련 시민 인터뷰를 시도하다 시민에게 '제대로 보도하세요. 왜 그따위로 방송해서 개병신(KBS) 소리를 들어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또 다른 기자는 "왜 우리 뉴스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건가요?"라고 자책했다.
이 기자는 "대통령은 없고, 물병 맞고 쫓겨나는 총리, 부패하고 무능한 해경, 구원파만 있는 건가요?"라고 지적하며 "대통령의 진도체육관 방문 리포트에서 가족들의 목소리를 모두 없앴습니다. 오로지 대통령의 목소리와 박수 받는 모습들만 나갔습니다"라고 폭로했다.
이들이 해당 글을 작성한 것은 지도부에 대한 책임을 묻기 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개선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해당 글 말미에는 공통적으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세월호 보도에 관여한 모든 기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