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까지 경기 종료 기준 평균 점수차는 5.2점이었다. 마치 결승전을 보는듯한 치열한 혈투가 매경기 펼쳐졌다.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휴스턴 로켓츠의 대결이 그랬다.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이어졌다.
3일(한국시간) 미국 오레건주 포틀랜드 모다센터에서 벌어진 포틀랜드와 휴스턴의 6차전. 3승2패로 앞서있는 포틀랜드는 96-96 동점이던 종료 0.9초 전 휴스턴의 챈들러 파슨스에게 통한의 골밑슛을 허용했다.
포틀랜드의 해결사 라마커스 알드리지는 마치 7차전을 떠올리는듯한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벤치를 향해 걸어갔다. 팬들은 앞선 장면에서 애매한 판정을 했다는 이유로 심판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남은 시간이 부족해 역전은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0.9초는 물리적으로 버저가 울리기 전에 슛을 던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포틀랜드의 마지막 공격. 니콜라스 바툼의 인바운드 패스가 골대 정면 3점슛 라인 바깥쪽으로 달려온 포인트가드 릴라드에게 연결됐다. 순간 휴스턴의 수비가 흔들렸다. 릴라드의 앞에서 강하게 견제하는 선수가 없었다.
릴라드는 공을 잡자마자 던졌다. 공은 높은 포물선을 그리다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모다센터를 가득 채운 2만204명의 팬들은 일제히 기립했다.
99-98로 승부가 뒤집혔다. 릴라드의 짜릿한 버저비터 역전 3점슛에 힘입어 포틀랜드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드와이트 하워드를 비롯한 휴스턴 선수들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전광판을 바라보며 혹시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판정이 번복될 수 있는지를 살폈다. 하지만 공은 버저가 울리기 전에 릴라드의 손을 떠난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이로써 포틀랜드는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1라운드를 통과했다.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선 릴라드는 25점 6리바운드를 올렸고 3점슛 10개를 던져 무려 6개를 성공시켰다. 1,2차전에서 연속 4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던 알드리지는 이날도 30점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휴스턴의 제임스 하든과 하워드는 각각 34, 26점씩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