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정상이 안보와 북한 문제 등에서 양국의 공조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최대 경제 현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도쿄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지역 안보·방위협력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갈등을 빚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5조의 적용 범위에 들어간다고 공식 밝혔다.
이는 중국이 공격할 경우 미군이 개입하겠다는 의미여서 중국의 즉각 반발을 불러왔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은 중국을 겨냥해 센카쿠가 미일 안보조약 5조 적용대상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표명해줄 것을 미국에 요구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일 동맹관계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전체의 안보 토대"라며 "북한의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이 지역에 대한 관여를 중시하는 미국의 '재균형 정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일 동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나라 정상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일 3국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고 한중일 3국과 관련국들이 협력해 북한에 압력을 계속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추진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환영과 지지의 입장을 나타냈다고 아베 총리가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대 중국 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움직임은 명확히 반대해 나간다는 데 (양국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미일 양국 정상은 그러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다만 각료급 협상을 계속해 조기 타결한다는 방침만 확인했다.
TPP 협상이 타결을 보지 못하면서 이날 열린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까지 미뤄지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돼지고기와 자동차 분야에서 양측의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납북 피해자 가족 면담과 메이지 신궁 방문, 왕궁 만찬 등의 일본 일정을 마치고 25일 한국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