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라 “벌써 데뷔 11년…‘왕뚜껑 소녀’는 잊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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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MBC ‘앙큼한 돌싱녀’ 강민영 역 황보라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서 애라(이민정 분)의 동거녀 강민영 역으로 출연중인 탤런트 황보라가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왕뚜껑 소녀’보다는 연기파 배우로 재발견되고 싶어요.”

배우 황보라(31)는 본명보다 ‘왕뚜껑소녀’라는 CF 속 캐릭터 이름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3년 SBS 1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이듬해 출연한 한 라면광고가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황보라의 이름 앞에는 늘 ‘왕뚜껑 소녀’라는 별명이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상큼했던 소녀도 어느덧 나이 서른을 넘어섰다. 벌써 연기 11년차. 숱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내공은 탄탄해졌고 한층 깊어진 눈빛 때문에 가뜩이나 큰 눈이 더욱 돋보였다. 수많은 감독들이 황보라를 믿고 역할을 맡길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그 역시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현재 출연 중인 MBC ‘앙큼한 돌싱녀’ 직전 출연했던 JTBC ‘맏이’ 출연 때 일이다. 애당초 그가 맡았던 ‘순금’ 역은 캐스팅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 황보라는 무작정 연출자 이관희PD를 찾아갔다. 다행히 이관희PD는 황보라가 CF스타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라면CF 속 그의 기존 이미지보다 열정을 높이 샀다.

“‘맏이’는 제가 기회였죠. 그간 제게 강하게 박혀있던 ‘왕뚜껑 황보라’ 이미지를 벗기 위해 ‘맏이’에 꼭 출연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계속 딜레마에 빠졌어요. 늘 대본을 껴안고 살았는데 ‘슛’사인만 들어오면 연기를 못하겠더라고요. 정말 힘들었어요.”

벌써 데뷔 11년차, 한때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던 황보라는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알게 됐고 한층 깊어진 눈빛과 연기내공을 자랑하게 됐다. 황진환기자

 



자책했다. “나는 정말 연기 못하는 배우구나”, 무려 2주 동안 울며 대본을 붙잡았다. 자신을 내려놓고 대본에만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거짓말처럼 연기에 대한 두려움의 봉인이 해제됐다.

“새벽기도를 다니며 욕심이 많은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마음이 조급해서 ‘미니시리즈를 통해 스타가 돼야지’라는 욕심만 있을 뿐, 아무 것도 준비돼 있지 않은 저였던 거죠. 결국 ‘맏이’를 통해 드라마 속에서 다른 배우들과 어우러지는 법을 배우게 됐어요.”

덕분에 그는 ‘앙큼한 돌싱녀’에서도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그가 연기하는 강민영 역은 여주인공 나애라(이민정 분)의 절친으로 나애라와 그의 전남편 차정우(주상욱 분)의 결합을 도와주는 인물. 극 중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극 전개상 꼭 필요한 인물이다.

황보라는 자신의 비중에 욕심내기보다 드라마를 살릴 수 있는 연기를 선택했다. 과거 스타덤에 올랐기에 극 중 여주인공인 이민정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칠 법도 한데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신경전은 있을 수 없다. 이민정 언니와는 정말 절친처럼 지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앙큼한 돌싱녀’에서도 힘을 빼고 진짜 친구처럼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전작을 통해 제 몫을 해내는 걸 배웠더니 한층 즐겁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특히 이민정 언니는 진짜 친구처럼 성격이 좋아서 친구 연기가 저절로 나왔어요. 극중 민영보다 애라가 돋보일 수 있게 연기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죠.”

연기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마음을 배웠다는 황보라는 화려한 스타보다는 '연기파 배우'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데뷔 11년, 황보라는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진정한 연기의 맛을 봤다고 고백했다. 슬럼프에 빠졌던 시기, 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색감을 발견했다는 그는 “고교시절, 입시 미술을 할 때는 알지 못했던 색감을 알게 됐다”라며 “연기 역시 조급한 마음으로 숙제처럼 한다고 늘지 않는다. 배우의 삶을 일 이상으로 봐야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초, 잘나갔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그 때 스타가 됐다면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인생의 쓴 맛을 일찍 겪은 게 제가 긍정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연기 역시, 스타가 되고 성공을 바라기보다 단 한 장면이라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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