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재난대책 예산지원을 논의하던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재난관리 예산 감축 계획과 규제완화 움직임이 도마에 올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朴정부 재난관리 예산 -4.9% 감축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재난대책 예산지원 관련 보고'를 받던 중 현오석 부총리를 향해 재난관리 예산이 줄게 된 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관련 예산 계획은 적어도 2008년 이전까지는 해마다 10% 이상 증가했고, 35%까지 늘어난 해도 있었다"면서 "그런데 2009년 이후 한자리수 증가를 해오다 박근혜정부로 들어오면서 -4.9%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의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 공공질서 분야와 달리 재난관리예산만 연평균 4.9%씩 감축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재난관리예산은 재난예방안전관리와 재난안전기술연구개발, 재난안전교육, 재난상황관련 분야에 투입되는 예산이다.
윤 의원은 "이렇게 재정을 운영했으니 수백명의 국민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어떤 조직적인 구조활동도 제대로 펼치지 못한 것 아니냐"면서 "책임을 느껴야 될 때"라고 질타했다.
이어 "현 부총리가 지금의 재난관리시스템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재정계획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 해답을 내놓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목포해경 제공)
◈ 세월호 수입 가능 배경은 규제완화…제동 움직임이명박 정부 때 취해진 여객선 선령 규제 완화가 세월호 참사를 불렀다는 주장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에 대한 제동 필요성도 거론됐다.
일본에서 수입할 당시 이미 수명을 다한 18년이나 된 세월호의 수입과 증축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규제완화가 일조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009년 이전 20년이었던 여객선 선령 제한은 이명박정부 시절 관련 시행규칙 개정으로 30년까지 대폭 완화됐고, 전체 여객선 217척 가운데 20년 이상 된 여객선이 67척(30.9%)에 달해 제2의 세월호 사건을 우려해야 할 지경이 됐다.
재정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규제완화 깃발이 현장에서, 국민의 삶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규제완화 문제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 다음 상임위 때 기재부와 치열하게 짚고 싶다"고 공세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현 부총리는 "규제 완화도 잘 유의해서 하겠다"고만 답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도 "국민의 안전이나 생명, 환경, 노동권 등에 대한 규제완화는 매우 엄격하게 바라보고 기준을 세워야 할 것"이라면서 "기재부가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현 부총리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인명구조와 사고수습 경비 지원은 사고대책본부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결정하기 전이라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보상금 또는 지원금, 피해 주민의 생계안정자금 지원 등 직접적인 재정지원과 함께 국세·지방세 납부기한 연장·감면, 건강·국민연금 보험료 경감·납부유예, 학자금 면제 등 간접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