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엿새째 뉴스특보 체제로 방송이 이뤄지는 가운데각 방송사의 뉴스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세월호가 16일 오전 9시께 전라남도 진도군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지상파 3사는 물론 종편, 보도전문 채널까지 정규 편성 프로그램을 결방하고 뉴스특보체제로 전환했다. 채널이 2개있는 KBS도 1TV와 2TV에서 각각 뉴스특보를 진행했다.
연속해서 뉴스가 쏟아지다 보니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특히 방송 초기 피해자나 가족들의 심정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보도는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가령 MBC는 16일 사고 직후 피해자와 유족들이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 액수를 소개해 빈축을 샀다. 종합편성채널 JTBC도 같은 날, 구사일생으로 세월호에서 탈출한 안산 단원고 학생에게 "친구가 죽은 것을 아느냐"는 앵커 질문으로 비난받았다.
SBS는 16일 '생생영상' 리포트에서 세월호서 구조된 6세 어린이 인터뷰 영상을 내보내는가 하면, 20일엔 기자들이 웃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생방송 대기 중 다른 동료 기자와 잠시 사담을 나눈 모습이 공개된 것이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는 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나친 속보 경쟁으로 오보가 속출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방송인 남희석은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속보'에서 좀 밀리고, 느려도 좋으니 정확하게 확인하고 전달해 주시길 바란다"며 "방금 전 사망자 이름 또 틀려서 정정보도가 나온다. 제발 이제 가족들 더 아프게 하지 마시길"이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18일 종합편성채널 MBN은 민간잠수부라고 주장하는 홍가혜 씨를 인터뷰를 방송했다가 인터뷰 내용이 거짓말임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결국 이날 '뉴스특보'에서는 이동원 MBN 보도국장이 인터뷰 논란에 해명하고 시청자들에 공식 사과했다.
이 같은 뉴스 보도 혹은 방송 사고를 질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분별하고 잘못된 보도로 가장 피해를 보는 이들이 피해자와 남겨진 가족들이기 때문이다. 속보와 시청률 경쟁으로 자극적이고, 빠른 전달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따뜻한 배려와 공감이 없다는게 시청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반면 JTBC손석희 앵커는 진정성 어린 진행으로 화제를 모았다.
손 앵커는 16일 '뉴스9' 진행에 앞서 직접 고개를 숙이며 앞서 후배 앵커가 저지른 실수를 사과했다. 이어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와 전화 인터뷰에서 배의 구조상 공기 주입을 하더라도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듣고 수 초간 침묵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방송에서 3초 이상 진행자가 말을 하지 않으면 방송사고로 간주하지만, 손 앵커의 침묵은 침몰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인간적인 행동으로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17일 실종자 가족과 인터뷰 당시 추가 사망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자막을 넣지 말아 달라"고 제작진에게 요청하며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상파 3사는 금주까지 뉴스특보와 정규방송을 병행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KBS는 21일까지 뉴스특보 체제를 유지하고, 이후 방송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SBS은 26일과 27일 주말에 뉴스특보 체제로 방송할 예정이고, MBC 역시 당분간 예능 없이 뉴스특보와 정규방송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