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가운데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국기계양대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조기가 걸려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아이들을 놔두고 살아 나왔어도 괴로워서 그 아인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윤철인 그런 아이였어요…"
침몰하는 배안에서 끝까지 제자들을 구하다 지난 17일 오전 여객선 후미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2학년 6반 담임 남윤철(35) 교사의 아버지는 아들을 "그런 아이"라고 했다.
남 씨의 아버지는 "처음에 전원 구조라고 해서 병원에 있으면 데려오려고 내려갔다"며 "중간에 상황이 바뀌어 학생들 30명 정도가 객실에 남아있어 구해야 된다고 했을 때, (윤철이가) 그 안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아버지의 말처럼 남 교사는 항상 제자들을 먼저 생각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어릴 적 친구들의 기억속에도 남 교사는 배려심 많고, 늘 유쾌한 사람이었다.
남 교사와 함께 청주 대성초등학교를 나온 김윤진(34‧여) 씨는 "어렸을 때도 너무 밝고, 항상 웃는 오빠였다"며 "오빠 엄마가 학생들 구하다가 의롭게 갔으니까 그걸로 됐다고 제 부모님께 말씀하셨다는 말을 들으니까, 더 가슴이 아프고…"라며 슬픔에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제자들에게 남 교사는 친구보다 더 친구같은 선생님이었다.
남 교사가 지도교사로 있던 보컬동아리의 김은지(18) 양은 "항상 저희들을 먼저 배려해주시고, 거리감 없이 대해 주셨다"며 "같이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도 부르는 친구보다 더 친구같은, 정말 좋은 분"으로 남 교사를 떠올렸다.
김은지 양은 "너무 사랑하고, 감사드리고, 평생 기억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참고 있던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사고 당시 남 교사는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진 선실 비상구 근처에서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일일이 챙겨주고 끝까지 대피를 돕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