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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가기 싫다는 걸 억지로 보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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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수학여행 도중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안산 단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학부모들이 관련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에 459명이 탑승했고, 사고 뒤 164명 구조, 2명 사망, 293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황진환기자

 

수학여행을 갔다가 여객선 침몰 사고를 당한 안산 단원고에는 자녀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학부모 100여명이 남아 애를 태우고 있다.

16일 오후 5시 현재 학교에는 학부모 100여명이 구조 방송에 귀를 기울인 채 시시각각 변하는 구조 상황을 주시하며 모여있다.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오전에 학교에 모였던 학부모 300여명은 안산시와 학교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학생들의 집합 장소인 진도 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뒤늦게 조카의 생사를 확인하러 학교를 찾았다는 이모 김모 씨는 "방송을 보고 부리나케 조카의 엄마와 뛰어 왔다"며 "애 엄마는 벌써 실신해 입원했고 내가 현장에 가봐야겠다"며 추가로 버스가 출발하길 기다렸다.

그러면서 "수학여행 출발 전날 애가 날씨가 안좋다며 가기 싫다고 했는데 야단을 쳐 억지로 보냈다"며 "내가 왜 그랬는지 내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럽다. 애에게 무슨 일이라고 생기면 무슨 면목으로 애들 부모를 볼 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학교측에서 현장의 교사들로부터 보고 받은 구조 학생 명단을 발표할 때마다 명단에 자녀의 이름이 없는 학부모들은 오열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행히 생존이 확인된 3반 양정원 학생의 어머니 문석연 씨는 "오전 10시47분에 처음 딸에게 전화를 받고 그 후 한 번 더 전화가 와 딸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어젯밤에 안개가 심하게 껴서 못 갈 것 같다고 할 때 무척 불안하긴 했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생존 명단에서 자녀의 이름을 확인하지 못한 한 학부모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고, 또 다른 학부모는 "날씨가 안 좋으면 배를 띄우지 말았어야지!"라며 학교 상황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학부모 이모 씨도 전날 아들과 나눈 메신저 내용과 아들이 보내 온 사진을 보여주며 "전날 아들이 찍은 사진만 봐도 기상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오늘 오전 8시쯤 아들과 통화하다 끊어지면서 지금까지 연락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단원고는 이날 임시 휴교하고 교장실에 비상대책반을 만들어 현장 인솔교사들과 통화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전체 학생 325명 가운데 80명을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인데다 2학년 4반 정차웅 군이 숨지고 244명이 실종된 상태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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