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에 대한 속박을 풀어줄 경우 제2의 진주만 공습을 당할 수도 있다고 중국 관영 언론이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15일자 '일본에 대한 속박을 풀어주면서 미국은 무엇을 안심하는가'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에 대한 속박을 풀어준다면 진주만 공습이란 역사가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노골적인 우경화를 추진하는 일본과,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는 미국을 모두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인민일보는 "일본의 군사력, 특히 회개할 줄 모르는 국가의 군사력에 대한 포승줄을 풀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생각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역사를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달 하순 방일을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주도면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아베의 전략은 개헌과 집단자위권 추진 등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문은 미국의 전략이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래 줄곧 아시아와 결합해 있으며 60여년간 미국은 일본의 안전 보장을 약속하고 일본으로 하여금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력에 무임승차를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본이 전후 질서를 탈피해 정상 국가가 되는 것은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숙원이었지만 미국이 국력이 강했을 당시에는 지나친 희망에 불과했다"면서 아베 총리는 미국의 국력이 쇠퇴하고 중국의 국력이 강화되는 현재를 기회라고 판단, 헌법 해석을 변경하고 무기수출 3원칙을 대체하고 교과서를 수정하는 등의 조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두 가지라고 지적한 뒤 "첫 번째는 일본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미·일 동맹에 대한 신뢰는 큰 좌절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일본은 이럴 경우 스스로 중국에 대항하거나 아니면 중국에 굴복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신문은 또 다른 미국의 선택지가 무조건적으로 일본을 지지하는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미국은 하나의 잠재적인 전쟁에 빠져둘 수 있다"면서 "미국의 현재 국력으로 볼 때 이 전쟁을 완전히 통제할 능력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신문은 "미국이 현재 대일 정책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두 가지 선택(지지하지 않거나 무조건 지지하는 것) 모두가 난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은 1941년 12월 7일 진주만을 공습해 미군 3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면서 "진주만뿐만 아니라 다른 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희생도 매우 컸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아이러니한 것은 일본 주둔 미국군 사령관이 '중국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점령하면 미군은 중국군을 격퇴시킬 충분한 능력이 있다'며 일본 편을 드는 데 반해 일본의 상당수 국민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