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준 아나운서. (사진=KBS 제공)
남재준 국정원장이 사상 초유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15일 KBS 한석준 아나운서가 생방송 중 국정원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아나운서는 이날 방송된 KBS CoolFM(89.1MHz) '황정민의 FM대행진'에 출연해 위재천 KBS 기자와 함께 진행하는 '간추린 모닝뉴스' 코너에서 국정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한 아나운서는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해서 증거 위조 지시나 개입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밝힌 면이 저는 어떻게 보면 다행스럽게도 생각이 된다"라며 "만약 이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최고의 정보기관인데 안에서 어떤 지시가 오갔는지 밖으로 낱낱이 밝혀지면 그것도 웃기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한 아나운서의 민감한 발언에 위 기자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고 한 아나운서는 "이게 어느 정도는 또 국정원을 지켜줄 필요도 있는…"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 후 한 아나운서는 발언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한 듯 "제가 이런 말 하면 안되는 건가요? 아, 알겠습니다. 이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 됐군요"라고 상황을 수습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한 아나운서의 국정원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에 곧바로 홈페이지와 SNS에 한 아나운서를 비난하는 글들을 올렸다.
한 아나운서는 비난 글들이 이어지자 방송 말미에 "제가 말실수를 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는데, 생방송이 미숙하다보니 여러분이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생각을 하다가 말이 꼬여서 생각과 다른 말이 나갔다. 그 말은 절대 아니고 범법을 해도 용서하고 덮어야 된다 역시 절대 아니다"라며 용서를 구했다.
KBS 측은 "한 아나운서가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이미 두 차례나 사과했다"며 "이와 관련해 입장이 정리되는대로 홍보실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