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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오물더미' 가득찬 집에서 생활한 4남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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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방치 속에 4남매가 살고 있는 집(사진제공=인천경찰청)

 

인천에서 어린 4남매가 부모의 방치 속에 수년째 쓰레기더미와 오물이 쌓인 집안에서 생활해 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아동보호기관은 아이들의 부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 계양경찰서 계산지구대 소속 강모(38) 경사 등이 도착한 인천시 계양구의 한 다세대주택.

집안에는 남매로 보이는 3명의 아이가 있었고 나뒹굴며 쌓여 있는 각종 쓰레기와 오물로 인해 악취가 진동했다.

거실에는 인분이 묻은 이불과 기저귀가 썩은 상태로, 부엌 싱크대에는 먹다 남은 각종 음식쓰레기와 그릇이 잔뜩 쌓여 있었다.

화장실에는 빨래와 용변을 본 뒤 사용한 휴지가 뒤섞여 있는 등 집 안 곳곳은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

이런데도 집안의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TV를 보고 있었다.

부모의 방치 속에 4남매가 살고 있는 집(사진제공=인천경찰청)

 

경찰과 아동보호기관 조사 결과 야간에 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A(39·여) 씨는 이곳에서 4남매와 함께 살면서 수년 동안 집 안 청소를 하지 않고 아이들을 내버려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도 3명의 아이는 큰형(17)이 학교 수업을 끝내고 귀가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동안 A 씨는 집안을 남에게 보여주지도 않았고 이웃의 도움도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으로 일을 떠난 A 씨의 남편은 수개월째 집에 오지 않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성장기를 보내며 자란 큰아들은 가정환경에 대해 "엄마가 잘 치우는 성격이 아니어서 그동안 익숙해져서 치우지 않고 지냈다"고 말했다.

부모의 방치 속에 4남매가 살고 있는 집(사진제공=인천경찰청)

 

A 씨는 아동보호기관 조사에서 "너무 바빠서 집안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막내딸(7)은 만성 변비로 복수가 차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큰아들과 지적 장애가 의심되는 둘째 아들(13)은 인천의 한 청소년 쉼터에, 첫째 딸(9)은 아동학대 피해자 임시보호센터에서 각각 생활하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내부 회의를 거쳐 A 씨 부부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단지 집안을 치우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아동학대로 보긴 어렵다"며 A씨 부부의 형사 입건 여부는 방임 행위의 고의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입장이다.

평소 A씨 부부가 자녀들의 의식주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함께 조사해 고의적으로 청소하지 않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만성 변비로 복수가 차 병원 치료를 받는 막내딸에 대한 의료진 소견서를 받아 부모의 방임 행위와 관련 있는지 등 조만간 A씨 부부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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