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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WWF 프로레슬러 워리어를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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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프로레슬러 얼티밋 워리어 (사진/WWE 홈페이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때 어느 동네에 가도 비디오 대여점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비디오 대여점에는 만화, 무협지, 강시 영화 등과 더불어 어린이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코너가 있었다. 'WWF'로 알려진 미국 프로레슬링 경기가 담긴 비디오 테이프들이 그랬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었던 WWF 비디오 테이프 중 하나가 '레슬매니아6' 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과 얼티밋 워리어의 메인이벤트 경기가 실린 테이프다.

독특한 얼굴 페인팅과 양쪽 팔뚝에 걸린 화려한 띠와 끈, 인디언 전사를 떠올리게 하는 워리어는 무엇보다 강렬한 등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진감 넘치는 배경음악을 틀고 상대를 잡아먹을듯한 기세로 링을 향해 전력질주한다.

링에 올라서는 도저히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다는 표정과 몸짓을 보여준다. 로프 상단을 잡고 사정없이 흔들어댄다. 또한 하늘을 향해 두팔을 펼쳤다가 모으는 동작을 반복한다. 마치 '하늘이시여, 내게 힘을 주소서'라고 주문을 거는 것 같다.

워리어는 1990년대 미국 프로레슬링에 빠져들었던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영웅이자 아이콘이었다.

동네마다 그를 부르는 애칭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디언 전사, 근육맨 등 다양한 애칭이 붙어다녔다.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근육이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나 보다. 한동안 "워리어가 알통이 터져 죽었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돌기도 했다. 모두 아련한 기억들이다.

워리어의 캐릭터는 마치 만화 속 주인공 같았다. 그 당시 미국 프로레슬링, 특히 WWF에는 만화 주인공같은 캐릭터가 유독 많았다. 호건이 그랬고 마초맨, 빅보스맨 등이 그랬다.

당시 국내에서 워리어의 인기는 호건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어린 시절에는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워리어는 기술이 다양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팬들을 열광에 빠뜨릴 줄 아는 선수였다.

상대 선수에게 한없이 얻어맞다가 하늘의 기운을 얻는 순간 승부는 끝난다. 정신없는 플라잉 숄더 어택이 펼쳐지고 두 팔로 상대를 높이 들었다가 바닥에 떨어뜨리는 고릴라 프레스 그리고 워리어 스플래시가 이어진다. 심판은 원, 투, 쓰리 카운트를 마무리한다. 워리어는 마치 내가 언제 힘들어했냐는듯이 다시 원기왕성한 모습으로 로프를 흔들어댄다.

만화같은 경기도 많았다. 1988년 섬머슬램,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과 복장 그리고 기타를 들고 활동했던 홍키통키맨이 링 위에 서서 "아무나 나와서 나랑 붙자"고 당당하게 외치고 있었다. 갑자기 워리어의 음악이 나왔고 팬들을 뒤집어졌다. 워리어는 30초 만에 홍키통키맨을 쓰러뜨리고 인터콘티넨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996년 레슬매니아, 워리어의 마지막 레슬매니아 무대에서는 한 전도유망한 레슬러가 희생양이 됐다. 워리어는 등장하자마자 상대를 몰아붙여 1분 남짓한 시간 만에 워리어 스플래시를 터뜨렸다. 그 상대는 다름 아닌 2000년대 WWE의 아이콘 트리플H, 헌터 허스트 햄슬리다.

그 시대를 살았던 어린이들과 프로레슬링 팬들에게는 추억으로 남아있는 그 이름, 얼티밋 워리어가 사망했다. WWE는 9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워리어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본명은 제임스 브라이언 헬위그. 향년 54세.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있다.

워리어는 올해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리고 18년 만에 WWE TV 쇼에 출연했다. 지난 7일 방영된 WWE RAW 프로그램에 등장, 오랜만에 프로레슬링 팬들과 얼굴을 마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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