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이후 6년여간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장애인 차별 관련 진정이 11배 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인권위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장애인 차별 관련 진정 건수는 6천540건, 월평균 95.2건으로 법률 시행 이전 월평균 8.5건에 비해 11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역별로는 식당이용 거부나 놀이기구 이용 제한 등 재화·용역 제공 및 이용 차별 항목이 61.6%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괴롭힘(12.9%), 채용 때 차별 등 고용차별(6.3%) 등이 뒤를 이었다.
인권위는 같은 기간 조사 대상 사건 3천191건 중 319건에 대해 시정 권고를 내렸고 1천703건은 조사 중 해결, 245건은 합의 종결 처리해 총 2천268건(71.1%)에 대해 차별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법 시행 6년을 맞아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6주년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는 "법 시행 이후 장애인 차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장애인 당사자가 스스로 차별을 없애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고 있다"며 "규정을 세부화하고 모니터링 조항을 추가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현미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모니터링 결과 일부 국공립 어린이집, 직업훈련기관 등에서 장애인 입학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견되는 등 차별이 확인됐다"며 "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전 부처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운 법무법인 소명 변호사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차별시정기구로서 인권위 역할은 더 커지고 있지만 인원·조직은 축소됐다"며 "인권위 독립성을 강화하고 인력을 확충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재원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 최낙영 인권위 장애차별기획조사팀장 등이 참석해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후 환경 변화와 법 개선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