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들어가라." LG 김종규의 중거리슛이 살아나야 제퍼슨의 공격도 살아난다. (자료사진=KBL)
모비스의 수비가 달라졌다. 1~3차전에서 평균 25.3점을 넣은 LG 데이본 제퍼슨을 4차전에서는 15점으로 묶었다.
변화는 간단했다. 바로 매치업의 변화였다. 1~3차전에서 외국인 선수에게 제퍼슨을 맡겼던 것과 달리 문태영과 함지훈을 제퍼슨에게 붙였다. 특히 로드 벤슨이 김종규를 맡으면서도 과감하게 협력 수비를 들어간 것이 주효했다.
유재학 감독은 4차전이 끝난 뒤 "매치업상 그렇게 밖에 변화를 줄 수 없다"면서 "김종규를 외국인 선수가 맡는 것을 기본으로 시작했다. 문태영이나, 함지훈은 어떤 상황이라도 스위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전통적인 센터 포지션의 선수다. 골밑 플레이가 능하다. 하지만 제퍼슨을 따라다니다가 공격까지 죽어버렸다. 그러나 4차전에서는 골밑에서의 장점을 백분 활용했다. 제퍼슨에 대한 수비 부담을 더니 공격도 살아났다. 라틀리프와 벤슨은 1~4차전을 통틀어 처음으로 20점 이상(27점)을 합작했다.
벤슨도 "내가 김종규를 맡고, 제퍼슨을 다른 선수에게 맡겼다"면서 "나는 센터라 제퍼슨을 따라가기가 버겁다. 오히려 골밑 근처에서 내 장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제퍼슨을 수비한 문태영도 같은 생각이다. 문태영은 "제퍼슨은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그런 플레이를 좋아하니까 나랑 함지훈을 제쳐도 벤슨이 골밑에서 버티고 있었다"면서 "스트레스를 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모비스는 제퍼슨을 막고 71-60으로 승리했다.
그렇다면 모비스 수비를 뚫기 위한 LG의 해법은 무엇일까. 바로 김종규다. 김종규가 살아나야 제퍼슨 수비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김종규의 약점은 흔히 말하는 중거리슛이다. 시즌 내내 "상대가 수비에서 나를 버리게 할 수는 없다"면서 슛 연습에 매진한 김종규는 정규리그 막판 12경기에서 페인트존 바깥에서 던진 슛 성공률을 48.8%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중거리슛이 터지지 않고 있다. 4차전에서도 벤슨은 김종규가 페인트존 바깥에 있을 때는 거의 내버려뒀다. 김종규는 페인트존 바깥에서 3개의 슛을 던졌지만, 하나도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벤슨은 김종규를 과감하게 버려둔 채 제퍼슨의 협력 수비에 들어갈 수 있었다.
LG 김진 감독은 "제퍼슨의 공격 비중이 높으니까 모비스의 트랩 수비를 얼마나 역이용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LG의 해법도 간단하다. 김종규가 살아나야, 제퍼슨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