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리
90년대 음악 팬들에게 록밴드 ''이브''는 특별한 존재다. 그로테스크하고 폐쇄적인 느낌의 록 사운드는 한국에서 쉽게 듣기 힘든 음악이었다.
당시의 ''이브''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이브''에서 작사·작곡을 담당했던 G.고릴라(35)가 만든 그룹 ''스프링쿨러''(G.고릴라, 요아리, 이종민)는 꽤나 낯설다. 붉게 물들인 머리카락도 없고 눈주위를 검게 칠한 퇴폐적 화장도 사라졌다.
크렌베리스의 돌로레스 오리오던이 연상되는 가늘고 개성있는 목소리의 여성 보컬 요아리(21)가 부르는 G.고릴라의 음악은 한층 밝아졌고 긍정적이다. 타이틀곡인 ''보물섬으로의 항해''는 제목이 주는 느낌처럼 이상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의 힘찬 발걸음을 묘사했다. ''21세기 캔디송'' ''놀자'' 등 다른 수록곡들도 밝고 기분좋은 록 사운드로 포장됐다.
"''이브'' 때는 어둡고 비관적이었어요. 록 음악은 뭔가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좀 무섭게 느껴지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죠. 짙은 화장은 무대 공포증 때문이었어요. 화장을 하고 머리로 ''커튼''을 쳐야 안심이 됐으니까요. 록의 대중화를 위해 만든 그룹이 ''이브''였는데 오히려 그런 모습 때문에 마니아에게 어필하는 그룹이 됐어요. 지금은 어깨에 힘을 빼고 듣기 좋은 록 음악을 하려고 해요."(G.고릴라)
요아리 "''미녀가수''가 아니라서 번번이 오디션서 낙방" 마음을 바꾼 후 오디션을 통해 뽑은 멤버가 보컬 요아리다. 나이는 21세로 어리지만 폭발적인 가창력이 인상깊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가슴이 터질듯한 록 사운드를 너무 좋아했다는 요아리는 가수가 되고 싶어 무작정 여러 회사 문을 두드리며 꿈을 키웠다.
그는 자신의 실력을 알리고 싶어 인터넷에 크렌베리스의 ''좀비(Zombie)'' 등 노래를 직접 불러 올리기도 했다. 발군의 노래 실력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오디션 제의를 받았지만 ''미녀 가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자꾸 오디션에서 떨어지자 자신감을 많이 잃었어요. 목소리는 좋은데 외모 등 다른 조건들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그러다 이 회사에서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오디션 후 밴드에 참여하라는 말에 귀를 의심했죠. 그런데 G.고릴라 오빠가 가수는 목소리만 좋으면 된다면서 OK를 한 거에요."(요아리)
G.고릴라는 요아리가 어린 나이에도 노래 속에 담긴 감성을 100% 이해한다며 흐뭇한 모습이다. 이 두 멤버에 G.고릴라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기타리스트 이종민이 합류하면서 청량한 록그룹 ''스프링쿨러''가 탄생했다.
작곡은 G.고릴라가 주로 했고 작사는 세 멤버가 골고루 맡았다. ''애주가''를 뺀 전곡은 요아리가 불렀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감성을 잘 이해하는 요아리지만 술을 좋아하는 G.고릴라의 마음까지는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요아리
"클럽공연, 음악 방송 통해 입소문 낼 것"
실력파 록밴드 ''스프링클러''의 음악은 조금씩 입소문을 타며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 몇몇 방송에 출연한 모습을 보고 궁금증을 느끼는 팬들도 많다. 그러나 이들은 특별한 전략을 세워 활동하기보다 ''음악성''으로 천천히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클럽 공연과 음악 방송을 통해 팬들과 만나고 있어요. 한번 우리 음악을 들어본 사람들은 다들 좋다고 하네요. 폭발적이진 않아도 천천히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아요."(G.고릴라)
빈 껍데기 록이 아닌 감수성 가득한 록을 노래하는 ''스프링클러''가 음악 시장에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