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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무기 거래상의 모습을 그려 기대를 모았던 SBS 수목극 ''로비스트(극본 최완규·연출 이현직)가 회를 거듭할수록 이야기의 긴장이 떨어지고 있다. 시청률까지 하락하면서 시청자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증명하고도 있다.
흡입력을 잃는 ''로비스트''가 급기야 1996년 벌어진 린다김과 당시 이양호 국방장관의 추문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를 내보면서면 기획의도와는 다른 전개를 풀어내고 있다.
15일 방송에서는 주인공 마리아(장진영 분)가 신형 잠수함 도입을 놓고 국방장관 등을 상대로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결정권을 쥔 국방장관에게 접근하고자 마리아는 의도적으로 성당으로 찾아가거나 함께 술을 마시며 사적인 친분을 쌓았다.
단순한 친분 쌓기가 아닌 의도적 접근이라는 뉘앙스는 극 곳곳에 담겼다. 국방장관의 아내가 유학 중인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장기간 자리를 비운 상태고, 15회 방송을 알리는 예고편에서는 마리아가 국방장관에게 ''언제든 오라''면서 오피스텔 열쇠를 건네는 내용도 나왔다.
마리아와 국방장관의 이야기를 접한 시청자들로서는 ''린다김 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린다김은 당시 국방부 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 사업인 ''백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인물. 이때 이양호 전 장관에게 ''사랑한다''는 내용이 적힌 연서를 받는 등의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 도입 등 국가 국방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로비스트들의 활약에도 당시의 사건은 세간에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드라마에서 또다시 당시의 부적절한 관계를 암시하는 내용을 등장시키면서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24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가 14회를 넘어서는데도 이야기의 힘이 느슨한 것도 인기 상승을 가로막는 이유다. 해리(송일국 분)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는 내용이 지루하게 반복됐고, 결국 잠수함 사업을 두고 마리아와 경쟁하는 처지에 놓이는 둘의 관계에도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방송은 전국시청률 11.9%(AGB닐슨 집계)로 나타나 경쟁작인 MBC ''태왕사신기''가 기록한 28.6%에 큰 폭으로 뒤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