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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학을 앞둔 광주일고 괴물 투수 선동렬을 스카우트 하기 위해 사학의 명문 안암과 신촌이 스카우트전을 벌인다는 것이 영화 ''스카우트''(김현석 감독/두루미 필름 제작)의 외피라면, 스카우터로 선동렬을 영입하기 위해 9박 10일간 광주에 내려가 선동렬을 ''사로잡는'' 호창(임청정)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는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진짜 알멩이다.
영화 ''스카우트''는 젊은 남자 주인공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다. 그 가슴 아픔이 더 깊고 진한 맛을 띠기 위해 야구의 소재가 차용됐고 무대는 1980년 5월 광주가 됐다. 하지만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의 차용은 ''드라마''의 몰입에 성긴데 없이 매끄럽게 엮여졌다.
코미디와 눈물을 한가지로 녹여내는 최고의 연기자 임창정이 등장하기 때문에 절반은 예상할 수 있다고 예단하지 말자. 임창정이 그간 매작품에서 보여준 웃음속의 눈물은 때론 과장된 적도 있으며 작품마다 기복을 보여왔지만 비로소 이 영화에 와서 ''진짜''가 돼 버렸다.
대학 캠퍼스 커플이었던 호창과 세영(엄지원)의 행복함은 느닷없는 세영의 이별 통보로 끝이 났고 대학 야구선수였던 호창은 대학 운동부 스카우트 직원으로 그저 그런 일상의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실제로 1980년 대학 진학을 앞둔 선동렬이 두 대학 운동부의 자존심을 건 스카우트 대상이 되자 호창은 광주로 내려간다. 5.18광주 항쟁이 일어나기 10일 전의 상황이다.
이곳에서 우연히 헤어진 옛 애인을 조우한 임창정은 지난 추억의 감상에 젖을 새도 없이 맹렬한 스카우트 전을 벌인다. 그 와중에 문득 문득 세영과 과거를 복기하면서 호창은 지난날의 아픈 기억을 꼼꼼히 되집어 보게된다.
뭘 잘못했나 싶었던 호창에게 세영이 던진 한마디는 감추고 싶었던 부끄러운 운동부의 추억이 살아나면서 야구 영화인줄 알았던 ''스카우트''는 ''그 해 여름''보다 더 진한 드라마의 속살을 본격적으로 꺼낸다.
호창 세영과 삼각구도를 형성하는 지역 건달 출신의 곤태(박철민)는 작위적 코미디 애드리브를 확 걷어내고 ''건달의 순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며 애드리브 보다 더 확실한 자리매김을 보여준다. ''화려한 휴가''에서 유감없는 희비극을 보여준 박철민의 정통연기도 이 영화가 건진 새로운 수확물일 듯 싶다.
김현석 감독은 1980년의 음울한 시대적 배경을 주인공의 갈등 요인에 끌어다 유용하게 썼고 야구광임을 자처하듯이 역시 1980년의 야구 키워드 선동렬의 배합에 성공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광주와 야구 사랑의 접점이 눈물로 이어질 수 있게 잘 혼합시킨 감독의 선구안이 돋보인다.
임창정은 코미디 연기에 국한된 배우가 아님을 ''스카우트''를 통해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스카우트''에서 그가 연기한 호창의 첫번째 발걸음은 산뜻한 웃음을, 두번째 발걸음은 저릿한 심장의 통증을 유발시킨다. 14일 개봉.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