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웅
눈 오는 성탄절에 태어난 아이 박성탄(12). 햇볕도 들지 않는 시장 골목 허름한 쪽방에서 미8군 밴드 출신 아빠와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엄마와 살고 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엿장수 춤을 추는 아빠의 공연을 돕고, 어눌한 엄마를 돌보며 고단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성탄이는 희망을 잃지 않고 언제나 밝고 씩씩하다.
성탄이와 이들 가족의 실존 생활과 훈훈한 이야기는 지난 2002년 KBS 인간극장 ''''성탄이의 열두번째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방송됐다. 뭉클했던 가족애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이 프로그램이 뮤지컬 ''''샤인''''(극본 김영인·연출 김달중)으로 각색됐다.
방송을 본 후 영화제작사 싸이더스FNH이 기획하고, 이다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했다. 여기에 김달중 뮤지컬 연출가가 방송에는 없던 멀티맨 역할을 만들어 무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멀티맨 ''''M''''은 건달, 경찰 등 수십가지 다양한 캐릭터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역할이다.
김달중 연출가에 의해 탄생된 이 멀티맨 ''''M'''' 역을 뮤지컬 배우 최재웅이 맡았다. 공연을 앞두고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하느라 그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이야기가 어둡고 무거워 무대에서는 좀더 유쾌하고 탄력을 주고자 연출가 선생님이 만든 역할이죠.''''
아빠의 젊은 시절, 성탄이의 미래 모습도 최재웅이 맡은 다양한 역할에 포함돼 있다. 뮤지컬로 각색되면서 탄생한 인물이라 무대 위에서 보여줄 모습에 기대를 보이면서도 걱정이 앞서는 듯했다.
''''그동안 무거운 역할을 많이 맡아서 이번 공연에서 보여줄 코믹한 모습이 제대로 나올지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특히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건달 역이 가장 힘들어요. 제가 서울 토박이라….''''
최재웅은 지난 7월에 끝난 뮤지컬 ''''쓰릴 미''''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살인을 공모하고,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잔혹라고 끔찍한 역할로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최재웅
설경구, 황정민 등이 거쳐간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해 ''''모스키토'''' ''''의형제'''' 등에서 다양한 연기를 펼쳤지만 유독 어둡고 무거운 역할에 애착이 가 전작 ''''쓰릴 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쓰릴 미''''에 함께 출연했던 김무열과 류정한과는 자주 만나는 절친한 사이.
김무열이 드라마 ''''별순검''''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부럽지 않냐고 묻자 최재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기하는 모습이 좋아보인다''''며 ''''기회가 되면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하고 싶지만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조용히 어디선가 꾸준히 연기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방송에 소개된 소재와 내용은 비슷해도 인물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면면 등 등장인물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다룬 뮤지컬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최재웅이 다양한 역할을 넘나들며 또 다른 감동을 전해줄 ''''샤인''''은 11월2일부터 12월30일까지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