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식객''가슴으로 느끼는 맛있는 영화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허영만 만화 원작 영화 ''식객''

asd

 

음식을 소재로 한 작품하면 떠오르는 것은 ''대장금''이 가장 최근 작일 것이지만 ''대장금''이 성공을 거둔 것은 화려한 음식의 상찬이 아니라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삶의 애환이 함께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에서 인생을 맛본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말일터.

여기 새롭게 허영만 만화 원작의 영화 ''식객''이 오랜 산통 끝에 스크린에 상을 펼친다. 그 상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눈물이 배어있다.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울컥하게 만드는 데는 음식재료 외에 또다른 ''재료''가 섞여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음식맛을 자랑하는 운암정의 대를 잇기 위한 제자들 중 단한명의 요리사를 선출하는 자리. 음식에 마음을 담는 천재요리사 ''성찬''(김강우)과 목적을 위해 과정을 중요시하지 않는 야심찬 요리사 봉주(임원희)는 후계자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친다. 최고의 치명적 요리라는 황복회가 과제. 심사위원들은 봉주가 성찬의 회에 탄 복어 독에 의해 죽다 살아난다. 결국 운암정의 후계자는 봉주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5년이 지나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모시고 시골에서 식자재를 팔며 지내는 성찬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온다. 조선시대 최고 요리사인 대령 숙수의 칼이 발견되고 그의 적통을 찾는 요리대회가 열린 것. 열혈 VJ 진수(이하나)의 적극적 도움하에 다시 도전하는 성찬과 자신의 실력을 재평가 받고자 나선 봉주의 맞대결이 벌어지면서 ''식객''은 단품요리에서 풀코스 요리로, 음식 영화에서 감동 드라마로, 맛보는 요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요리로 확장된다.

원작이 가진 탄탄한 이야기 구조에서 최고의 정수를 뽑아낸 것은 오롯이 전윤수 감독의 공이다. 전 감독은 맛있는 음식에 장인정신과 삶의 다양한 무늬를 달콤 쌉싸름하게 당의정으로 만들어 냈다.

성찬이 자신의 애지중지하는 소를 도살장에 보내고 흘리는 눈물과 그 소를 잡아 음식을 내놓는 과정속에서 관객은 소고기 탕이 그냥 소고기 탕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치매에 걸린 줄 알았던 전직 요리사 할아버지(정진)가 성찬에게 언뜻 언뜻 던져주는 화두속에서 혼이 담긴 맛의 진리를 깨우치는 과정은 발랄한 줄만 알았던 이 영화가 무척 영리함을 새삼 일깨워 준다.

무엇보다 김강우와 임원희 두배우의 스타성을 넘어서는 연기력이 영화를 기름지게 만들었다. 그동안 마이너 정서를 품고 있는 듯한 연기를 보여온 김강우는 요리가 요리이상의 것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 필요한 어떤 것이 무엇인지를 상찬이라는 캐릭터로 굽고 찌고 끓여냈다. 그가 가진 2%부족한 듯한 정서와 이미지는 극중 성찬의 채워가는 모습으로 접신한 듯하다. 모짜르트에 치여 늘 2인자로 머물엇던 살리에르적 모습을 코믹함과 변주해 보여주는 임원희의 연기는 성찬과 극적 대비를 이루며 재미를 배가 시켰다.

방송 드라마를 통해 톡톡튀는 연기를 보여준 이하나의 생기발랄함은 영화의 긴장감을 풀어주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진수와 성찬이 만나 사랑한다면 바로 ''진수성찬''이 됨을 보여주는 재치있는 장면과 대사의 마지막 씬은 영화 ''식객''의 흐름을 유쾌하게 이어가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관객입장에서 영화를 보기전 한가지 명심해야할 점은 허기가 도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면 아마도 영화 보는 내내 뱃속에서 나는 장의 몸짓과 아우성을 달래야 한다는 사실이다. 스크린 너머로 넘실 넘실 풍겨올 것 만 같은 온갖 요리의 유혹을 견뎌야 하는 고통을 어찌 감당할 것인가? 11월 1일 개봉. 12세 관람가.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