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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청와대의 놈현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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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카페]

"놈현스럽다." 참 귀여운 표현이다. 이런 표현을 시비하는 청와대 참 놈현스럽다.

''국가 원수 모독죄''-1970년대 초에 많이 듣던 말이다. 긴급조치 9호였던가?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흠이 가는 말을 하면 잡아가던 때다.

''놈현스럽다''라는 말이 노 무현 대통령에게 명예스러운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독이라고 열을 받을 만한 말도 아니다.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라는 대중의 평가를 귀엽게 표현한 것이다.

명예훼손? 그것도 깜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대통령은 공인이다. 그런 공인에 대해서 그 정도 의견을 말했다고 명예 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

우리가 이런 표현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대통령의 이름을 그 자신에 대한 부정적 표현으로 쓸 수 있다니. 100년 전까지도 임금의 이름자를 쓰지 못하는 피휘(避諱)라는 제도가 있었다. 임금이 없어지고 대통령이 생긴 후에도 그 이름조차 신성하게 다루도록 강요 받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나온 후에야 대통령 이름에 대한 강요된 존경이 사라졌다.

청와대도 우리나라 말의 민주화에 대해서 뿌듯하게 느끼는 줄 알았다. 그런데 놈현스럽게도 ''놈현스럽다''라는 말을 신조어 사전에 올렸다고 마음 약한 학자 공무원에게 ''국가원수 모독''이라는 구시대의 거창한 말로 윽박지르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Romuhyon-ish(놈현스럽다)'' 정도를 지나서 ''부시주의(Bush-ism)''의 경지까지 겪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노하우가 많을 것이다.

''Bushism'' 이 말은 벌써 사전에 수록되어 있다. 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하거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거나, 문장 중간에 말을 바꾸어 무슨 말인지 모르는 말을 하는 부시 대통령의 어법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카페

 

Rarely is the question asked: Is our children learning? 부시가 교육 문제를 걱정하며 한 말이다. 중학교 1학년 영어를 제대로 배운 사람은 어디가 틀린지를 금방 안다. 부시가 children이 복수라는 사실을 몰랐나? 이런 예는 부지기수로 많다.

''Bushism'' 이 말을 가지고 백악관이 열받았다는 소리를 들어 보지 못했다. 백악관 보좌진들도 남들과 같이 허허 웃고 말면 된다. 부시 자신도 웃는다. "They misunderestimated me." 사전에도 없는 "misunderestimate"라는 말을 하고 보니 자기도 우스웠을 것이다.

청와대 참모진은 www.slate.com에 가서 Bushism을 체험하시기 바란다.

김지영(재미변호사) jkym@yahoo.com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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