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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악역 변신, 고전적 멜러의 여주인공 임수정, 인물간 감정의 집요한 분석이 잔인할 정도로 촘촘한 허진호 감독이 뭉쳐 신파극 ''행복''을 공개했다.
3년여만에 네번째 작품 ''행복''(라이필름 제작)을 들고 나온 허진호 감독과 임수정, 황정민이 언론시사회후 간담회를 가졌다.
행복은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두 남녀가 ''희망의 집''이라는 요양원에서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고 후회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 극장에서 열린 ''행복'' 시사회에서 공개된 내용은 2000년대 멜러의 화신 황정민이 지독히 현실적인 나쁜남자 영수로 변신하고 사랑에 웃고 사랑에 우는 연약한 여인 은희를 임수정이 보여줬다.
허진호 감독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봤다"며 "황정민과의 작업은 무척 재미있었다. 그동안 제 작품의 남자 주인공들은 정적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동적인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너는 내운명''으로 멜러영화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며 지고지순한 남자의 전형을 보여줬던 황정민은 이번 영화에서 여자를 배신하고 그 배신으로 인해 다시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영수연기를 펼쳤다. 현실적이다 못해 나쁜 남자로까지 비춰질 수 있는 그래서 욕먹을 수도 있는 도전적 연기를 보여줬다. 황정민은 "영수에 공감하는 분들은 뭔가 뜨끔한 것이 있는 분들 일 것"이라고 농담하며 "''너는 내운명''의 석중이는 오히려 비현실적이고 작위적이란 느낌이 드는 인물이었지만 ''행복''의 영수는 현실적인 인물이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 이영애 처럼 감정에 솔직하면서 보기와는 달리 적극적인 면을 보여주는 폐질환 환자 은희 역의 임수정은 시종일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촉촉하고 감수성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임수정은 "허진호 감독님의 작품들은 20대 초반에 볼 때와 중반 후반 그리고 30대 중반 등 나이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나는 특징이 있다"면서 "20대 후반 제 나이의 감정을 녹여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임수정은 이어 "영화속에서는 요즘 세대의 감성보다 과거 어머니 세대의 감성으로 사랑하는 부분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남녀간 섬세한 감정의 교류를 대사와 인물의 행동 분위기를 통해 세련되게 표현해온 허진호 감독의 신작 ''행복''은 10월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