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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엑스트라 ''내시'', 주인공으로 공감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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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내시 ''처선'' 일대기 그린 SBS ''왕과 나'' 27일부터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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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영원한 엑스트라 ''환관(내시)''이 마침내 주인공으로 나선다.

구중궁궐의 살림을 도맡으면서 권력자의 암투를 돕거나 때론 후궁들의 충실한 정보원 역할로 현대인에게 기억되는 사극 속 환관. 이제 주인공을 맡은 이들이 펼칠 사랑과 다툼 그리고 인생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SBS가 오는 27일부터 선보이는 월화극 ''왕과 나(극본 유동윤·연출 김재형)''는 지금까지 한 번도 주인공이 되지 못한 환관의 인생에 스포트라이트를 맞춘 드라마다. 조선시대 성종과 연산군의 곁을 지킨 주인공 ''처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통해 정권을 지키고자 피바람이 불던 치열한 시대를 조명하면서 그 속에 한 인간의 가슴 아픈 삶을 녹여낸다.

연출자 김재형 PD는 3년 만의 메가폰을 잡은 신작 ''왕과 나''를 두고 "모든 것은 사랑에서 비롯됐다"라고 설명했다. ''용의 눈물'', ''여인 천하'' 등 권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싸움을 선 굵은 터치로 그려온 김 PD는 ''가질 수 없는 여인에게 갖는 사랑''을 마음에 품은 한많은 자의 삶에 주목했다.

사극 속에 애틋한 사랑 담아

처선(오만석 분)은 세조암살에 실패한 아버지의 죽음으로 뜻하지 않게 내시 양성소에서 자라고 이때 훗날 폐비 윤씨가 되는 소화(구혜선 분)와 정을 나눈다. 소화의 입궁을 막고자 스스로 내시가 되지만 결국 소화는 성종(고주원 분)과 맺어지면서 처선은 왕과 연적 관계에 놓인다.

주변에서는 성종의 어머니 인수대비(전인화 분)와 세조의 왕비 정희왕후(양미경 분)가 정치적 갈등을 벌이고, 내시부 수장 조치겸(전광렬 분)이 권력을 손에 쥐고자 안간힘을 쓴다.

결국 처선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직접 사약을 건네는 잔혹한 운명에 놓이고, 바람과 달리 정인의 아들 연산군에게 죽임을 당한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시기인 단종과 세조, 성종과 연산군의 모습을 담을 ''왕과 나''는 격변기 속에서 이뤄질 수 없는 남녀의 사랑을 내세우면서 시청자에게 현대극이 갖는 애틋한 감정을 전할 계획이다.

김 PD는 "''내시란 누구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싶다"라며 "남근을 잘랐다는 건 가문의 문을 닫은 의미인데 이런 엄청난 일은 감히 넘보지 못할 한 여자로 인해 벌어졌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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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스토리와 더불어 지금까지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환관의 일상도 관심사다.

"남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환관이 되는지, 남성성을 버리는 모습을 거짓 없이 표현할 것"이라는 김 PD는 "시청자들이 보지 못한 내용이라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 내에 오픈세트를 세웠다. 이곳에서는 극의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내시 양성소로 남성의 성을 버리는 ''도자소''와 훈육을 담당하는 기관 ''내자원''으로 구성돼 촬영에 이용된다.

처선의 양부이자, 내시부의 수장 조치겸 역할을 맡은 전광렬은 "처음 대본 10장을 넘기면서 전율을 느꼈다"라며 "내시에 대해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데 내시가 되는 과정이 세밀하게 그려질 것"이라고 했다.

고주원, 이진, 전혜빈 등 젊은 연기자의 흡입력 관건

''왕과 나''는 소재의 창의성으로 일단 시선을 잡지만, 이는 곧 시청자에게 낯선 당혹감을 안길 가능성도 내포한다.

역사적 사실에서 벗어난 허구라고 해도 왕비와 환관이 나누는 정신적 사랑과 이를 질투하는 왕의 삼각 관계는 사극의 정통성을 기대하는 시청자에게 반감을 살 우려가 있다.

또 구혜선, 고주원, 이진, 전혜빈 등 주요 출연진 대부분이 젊은 연기자란 점도 우려를 낳는다. 전광렬과 전인화가 극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고 해도 서로 호흡이 맞지 않을 경우 극 전체의 흡입력을 저해시키기 때문이다.

경쟁작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왕과 나''의 출발과 비슷하게 MBC에서는 ''이산-정조''를 내보낸다. 정조대왕의 개혁에 주목한 극으로 ''허준''과 ''대장금''으로 명성을 쌓은 이병훈 PD의 작품이다.

국내 사극을 대표하는 두 거장은 이구동성 ''연출로도 작품으로도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으지만 두 작품을 기다리는 시청자의 마음은 다르다. 시청률 싸움 역시 매스컴의 촉각을 집중시킨다.

새로운 소재를 앞세운 ''왕과 나''가 젊은 배우들의 연기력을 담보하고 경쟁작의 공세 속에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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