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후
"성격 차이 때문에 이혼한다는 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성격이 달라서 헤어지는 게 아닙니다. 갈등 생기는 건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당연한 갈등을 해결할 줄 몰라서 헤어지는 거죠. 다른 걸 받아들이거나 인정하지 못해서 헤어지는 겁니다. "
바로 부부문제 전문가 김병후 박사의 말입니다. 물론 이혼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분명히 있지만 이 말은 부부문제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말일 것입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는 원래 정신질환자 인권운동으로 출발했습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했습니다. 청년의사라는 진보적인 신문의 발행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TV 주부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보니 부부문제 전문가가 됐고 가정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여성의 상처받은 마음을 감싸주고 부부 갈등을 해결하고,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데 앞장서기 시작했습니다. 호주제 폐지에 앞장서고, 딸 사랑 아버지 모임에 앞장서고 아버지가 먼저 바뀌어야 가정이 편안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원장을 7월 12일 CBS 손 숙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표준FM 98.1Mhz 월~토 오후 4시 5분)에서 만나보았습니다.
◇ 부부간, 가족 간의 시간은 양보다는 질▶ 얼마 전에 끝났지만 호주제 폐지 홍보대사도 하셨고 지금은 가정법률상담소 홍보대사, 딸 사랑 아버지 모임 공동대표, 행복 가정재단 이사장, 그리고 병원 두 군데를 하시는데 시간이 다 되나요?
정확하게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들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웃음)
▶ 항상 부부간, 가족 간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의를 하시는데 박사님 댁의 대화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어요. 그렇게 하시는 일도 많고 바쁜데...
한때는 집사람이 제가 행복가정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데 행복가정재단을 없애겠다고 그런 적도 있었어요. (웃음) 초창기에 회의하고 많이 바빠서 그랬는데 요즘은 그런 얘기 안 합니다.
▶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잘한다는 건가요? (웃음)
굉장히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같이 있는 시간에는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양으로 안 되면 질이라도 좋게 하려고.... 아내의 힘든 부분을 이해해 주고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같이 들어주고... 그런데 딸아이하고는 요즘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 딸이 몇 살인가요?
대학교 1학년인데 사람들은 각자 다 자기만의 시각이 있잖아요. 집사람과 딸아이가 자주 의견대립이 있는데 요번 주일에도 그랬어요. 집사람은 아이가 밤늦게 통화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하고 딸아이는 너무 심하게 간섭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고.... 그래서 딸아이의 이야기를 한 시간 정도 들으니까 집사람에게 왜 그러는지 알겠더라고요.
집사람 불만은 왜 아이들 마음은 이해해 주면서 아내의 마음은 이해해주지 못하느냐가 불만이었기 때문에 나이 들면서 부인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집사람의 입장을 대변해주다 보니 딸아이가 왜 아빠는 엄마 말은 듣고 자기 이야기는 들어주지 않느냐고 불만이야기를 하죠. (웃음)
모든 사람들을 보면 각자의 입장에서는 다 상처예요. 그리고 워낙 현대사회에서 인간들이 다변화되고 다양화되다 보니 상처가 다 다를 수밖에 없고 이제는 가족 간에도 삶에 대한 욕구가 높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상처를 받는지 이해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졌어요.
▶ 가족들 간에는 정말 위로를 받고 내 편이 되어주기를 바라지 사실 판단해 달라는 건 아니잖아요. 딸과 부인의 경우는 정말 힘들겠어요. (웃음)
양 쪽 다 상처받았으니까요. (웃음) 양 쪽 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는 하는데 전체를 뭉뚱그려서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 말하지 말고 토막 내서 이야기하면 돼요. 이런 부분은 누구 잘못이고, 이런 부분은 누가 아프고... 그렇게 하게 되면 양쪽을 다 이야기할 수 있게 되죠.
▶ 제 친구의 경우는 남편이 무조건 아내의 편을 든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은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해서 힘이 있을 때는 괜찮은데 어리거나 그럴 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가 함께 가주는 것이 중요해요. 각자의 역할이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다 상처가 있어 힘들지만 양쪽을 다 봐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자기가 감담 할 수 있는 만큼만 잘해야▶ 정말 자식한테 존경받는 아버지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저희 딸, 저 존경 안 해요. (웃음)
▶ 가족 간의 문제는 남이 들으면 정말 사소한 문제인데 그것 때문에 상처받고 그러는 것들 보면 가족문제라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통계청 자료를 보니까 2006년에 하루 평균 342건의 이혼이 있었더라고요. 약간 줄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뭔가요?
한동안 너무 쉽게 이혼이 성립되고 그랬는데 법적으로 이혼 숙려기간이 생겨서 도움이 됐고 사회에서 부부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이 늘고 일반인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엔 상대방이 문제였다고 생각했는데 내 쪽에도 문제가 있겠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혼도 약간 줄지 않았는가 생각을 합니다.
▶ 박사님 병원에도 세월에 따라 찾아오는 이유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 이유로 내원을 하나요?
삶의 질에 대한 문제인데 여성들은 행복 하고 싶은데 그만큼 행복하지 않다, 남편과 대화 시간도 별로 없고... 그러면 남성들은 자신의 아버지는 술 먹고 늦게 들어와도 괜찮았는데 자기는 일찍 들어와도 구박받는다고 하지요.예전에는 이혼 사유가 그야말로 구타라든지 부정이라든지 이런 것이었다면 지금은 그냥 살아가는 형태가, 두 분이 행복하지 않아서, 그런 이유가 많고 그래서 충돌이 벌어지는데 이 충돌을 조정할 능력이 없어서 점점 문제가 커져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지금은 맞춰나가는 것이 잘 안 되는 것, 이런 것들로 와요.
▶ 요즘은 여성의 권리가 상승되면서 그것 때문에 상처받는 남성들도 많이 생겼을 것 같아요. 남자들도 많이 오나요?
많이 오죠. 많은 경우 여성 쪽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예를 들어 오늘 같은 경우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는데 남편 쪽에서는 이유를 몰라요.부인이 착한 여성이고, 잘해주고, 남편도 비교적 잘해줘요. 사실 여성들의 경우는 연애기간이거나 신혼 때 본인이 더 사랑을 많이 받아야 해요. 결혼하면서 남편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이 여성분의 경우는 본인이 더 남편에게 잘했어요. 시댁에도 잘하고... 그러다가 말하자면 지친 거예요.
지금도 배우자나 상대방에게 잘하는 사람들이 유념해야 하는 것이 본인이 지치기 전에 얘기를 해야 해요. 상대는 몰라요. 배우자는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당연시하거든요.이 남편분의 경우는 여자는 시부모님 모시고 그런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러면 아내는 점점 지쳐서 어느 날 정말 화가 나서 이야기 하는데 남편은 몰라요. 사실 남편도 남편의 입장에서는 부인에게 잘했거든요. 참다가 터지는 것은 원래의 문제보다 더 크게 나요.
▶ 여성이 너무 처음부터 시댁과 남편에게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는 것도 무리가 있겠네요.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그릇만큼만 해야 되는데 이런 분들은 거의가 패턴이 비슷해요. 다른 사람에게 잘하다가 지쳐요. 오늘 이 여성분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기 전에 다른 남성을 만나다 비슷한 과정을 겪고 지쳐서 헤어지는 과정에 지금의 남편을 만난 거예요. 이게 반복이 된다는 거죠.
요즘은 역반응의 경우도 많은데 많은 남성들이 아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모르고 그냥 잘해주는 것만 좋은 것인 줄 알아요. 보통 남성들이 연애기간이나 신혼기간에 잘하고 결혼해서는 그렇지 못 한데 아내들은 배반당했다고 하지만 그래야 살 수 있거든요. 어떻게 매일 부인에게 헌신하면서 살 수 있겠어요. 그런데 어떤 경우는 계속 잘해주기도 해요. 그러다 부인이 반응이 없고 뻔뻔스럽게 계속 요구한다고 속으로 화를 내고 어느 날 이혼으로 가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 박사님은 연애결혼 하셨나요?
저희는 둘 다 부모님이 이북 분들이라 그분들끼리의 모임이 있었는데 저희 어머님과 제일 친한 친구 분의 아는 분이 장모님이셨어요. 부모님끼리 먼저 아셨고 자연스럽게 소개로 만나 결혼하게 됐죠.
◇ 주도권 싸움으로 한 달간 가출하기도 해▶ 만나는 동안이나 연애기간 동안 잘해 주셨어요?
저는 지금도 잘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계속 잘해 줬던 것 같지는 않고 제가 집사람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신혼 때 굉장히 잘해 줬다가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여성들은 의존적이 되잖아요. 저는 그때 한창 레지던트 시절이라 바빠서 집에도 못 들어가고 그럴 때라 집사람과 충돌이 많았죠.
▶ 이혼위기까지도 가보셨나요?
이혼까지는 아니었는데 제 입장에서는 집사람이 하도 괴롭힌다고 생각해서 한 달 동안 집을 나간 적이 있었어요. 82년에 결혼하고 85년쯤이라 그때는 여성의 사회적 일자리 같은 것이 별로 없었어요.일주일에 이틀을 당직을 서고 그 당시는 생활이 안 되니까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러면 사흘을 집에 들어오지 못해요.
집에 오면 집사람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데 저는 피곤하니까 그냥 자고... 게다가 회식까지 하고 들어오면 술 먹고 들어오니까 집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화가 나죠. 저희 집사람은 굉장히 주장이 강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레지던트 숙소에서 자고, 제가 그때 신촌 장미여관에서 처음 자봤어요. 잠잘 데는 못되더라고요. (웃음)
그렇게 숙소, 여관 친척집을 전전긍긍했는데 그 당시는 집사람이 사과를 해야 들어가겠다고 생각했어요. 둘째가 두 살쯤 됐을 때라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런데 그때는 길들여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그렇게 힘든 건 줄 몰랐죠. 결국 집사람이 사과를 해서 들어가긴 했는데 그 이후 오히려 집사람에게 꽉 잡혀서 더 힘들었어요. (웃음) 말로만 사과하고 점점 갈수록 더 잡혀갔죠.
▶ 사실 김병후 박사님과 같이 방송할 때 회식하고 새벽 2시에 하도 같이 가자고 해서 댁에 갔었는데 정말 부인이 힘들겠구나 생각했는데... (웃음) 어떤 계기로 바뀌게 됐나요?
97년까지도 잘 몰랐던 것 같고 환자를 보면서 많이 바뀌게 됐죠. 전에는 부부치료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80, 90년대 들어와서 가족치료라는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만들어지고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제가 부부에 대한 문제를 전문적으로 하다 보니까 알게 되고, 환자를 통해서 보게 되고... 그렇게 하나씩 알게 되면서 90년대 후반부터 변화를 하려고 했어요.
▶ 어떤 식으로 변화를 시작하셨어요?
우선 집사람이 옳고, 힘들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집안일도 조금씩 도와주고, 주말 같은 경우 제가 먼저 일어나서 뻔한 요리지만 열심히 만들어서 대접하고... 전에는 집사람이 투정부리고 짜증을 내고 그러는 것이 저에게 잘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남편을 믿고 어리광 피우는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문제 될게 별로 없더라고요.
▶ 남편이 변하니까 아내도 변하던가요?
그럼요. 저희 집사람도 많이 변했죠. 예전에는 집사람도 화가 나있는 적이 많았어요. 제가 많이 변했다 하더라도 참다가 한번 씩 터지는데 집사람은 옛날에 본인이 힘들었던 것까지 다 나오니까 분노에 찬 눈빛을 가끔 보게 되는데... (웃음) 최근에는 못 보게 됐죠.
▶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굉장히 어렵죠. 나는 나 개인의 경험만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나는 내 경험 속에서만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는 다름을 인정 못 하는 부부들에게 얘기는 해주지만, 인정 못 한다고 해서 문제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꾸준히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 남녀 간의 차이까지 차별할 순 없는 법▶ 성격차이로 헤어진다고 많이들 말하는데 그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지요?
차이가 없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성격차이가 틀리게끔 되어 있는 것이 우리가 이런 실험을 해요. 땀이 밴 남성의 셔츠를 여성들에게 고르게 하면 유전적으로 전혀 다른 사람들끼리만 무의식적으로, 肉(육)-센스 적으로 골라낸다고 해요. 코의 감각과는 다른 화학적인 반응으로 골라내는 그런 게 있어요. 굉장히 상이한, 전혀 다른 것을 고르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에게 끌린다고 해요.
저는 털털하고 집사람은 정확하고 꼼꼼하고 이런 상이한 것들이 서로 보완될 수 있으니까 끌리는 거예요. 사랑은 대부분 이렇게 해서 만나요. 그런데 싸움은 또 이렇게 해서 싸우게 되죠.
▶ 정말 신기한 게 결혼 전에는 그 사람의 장점으로 보이던 것들이 결혼해서 살다 보면 그게 아주 못 참는 단점이 돼 버리잖아요. 똑같은 상황인데도 말이죠.
저희 집사람이 저를 선택한 것이 남을 지적하거나 그런 게 없는 관대함인데 관대함의 다른 말은 까다롭지 않은, 정확하지 않은 면이거든요. 나중에는 이것 때문에 힘들죠. 반대로 저는 집사람이 정확하고 깨끗하고 이런 것은 좋아요. 그런데 까다로워서 힘들어요.결혼을 하기 전에는 보완을 하기 위해서 만나는데 살면서는 상대가 나하고 다르면 불안해해요. 그리고 두 사람 중에 발언권이 센 사람이 끌어당기죠. 그러면 발언권이 없는 쪽에서는 화가 나게 돼요. 그래서 툴툴거리면 싸움이 되죠. 처음엔 다른 게 좋아서 달라서 만나다가, 달라서 불안해지고, 충돌이 벌어지고... 그렇게 되는 거죠. 그런데 좋은 부부는 이 다름을 잘 활용하죠.
▶ ''''아버지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을 출판하시고 많이 바빠지셨죠? 우리는 결혼할 때 부부나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이나 훈련을 하나도 받지 못하고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아버지가 소외당하고 힘들어지는데, 요즘 아버지들 왕따더라는 말도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체 답을 이야기한다면 그렇지 않게 해 가야죠. (웃음) 가족들과 교감을 할 수 있게끔 가야 하는데 실제로 이것이 쉽게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요 근래에는 아버지 교육도 많이 하고 아버지 교실도 굉장히 잘되고 있어요. 다는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아버지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시려고 하죠.
▶ 요즘 아버지의 가장 큰 고민은 뭔가요?
내가 어떤 아버지가 돼야 하고,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몰라요. 본인이 본 옛날 아버지는 굉장히 가부장적 체제에서 가족들과 교감 없이도 돈만 벌어다 주면 되는... 본인의 교과서는 그것인데, 말 안 한다고 뭐라고 하고, 아이들 이해 못 한다고 그러고, 전문가들은 아내를 왜 이해 못 해주느냐고 그러지, 사회에서는 막 잘라내지... 사면초가예요.
또, 남성, 여성으로 한다면 여성들이 치고 올라오니까 자기들 위치는 없는 것 같지, 그러다 보니 남성들, 아버지들이 정신을 못 차려요. 능력이 월등히 좋은 아버지는 상관이 없겠지만 뭔가 흔들리면 위로도 못 받고, 또 위로받는 방법도 몰라요. 얘기할 줄도 모르고, 눈만 껌벅껌벅 거리고 어떻게 해야 할 줄도 모르죠.
▶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사실은 좀 일찍 준비를 해야 하는데 쉽게 얘기해서 아이들과 어렸을 때부터 놀아주면서 교감을 해야 해요. 이런 경험이 있다고 하면 아이들이 아빠를 그렇게 대하지는 않죠. 이 ''''놀아 준다''''는 의미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놀이라는 것은 정서적인 부분을 같이 교감하고, 눈높이를 맞춰주고, 같이 일치가 된다는 것이거든요.
아이와 아버지가 놀이를 할 때 뇌가 주파수를 맞춰서 같이 떨리면서 공명현상을 일으켜요. 그럴 때 아이에게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라든지 중요한 부분이 확 올라가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공감대가 형성되고 안정이 되죠. 그런데 이런 교감이 없으면 남 같아요. 아버지와 아들이 놀아준 적이 과연 얼마나 있느냐가 정말 중요한데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아이가 아빠랑 노는 것을 못 봐주는 어머니들도 많아요. 아이 공부시켜야지 하면서요.
▶ 맞아요. 아이 공부해야 하는데 주책없이 놀아준다고 핀잔을 받기도 하죠.
사실 아버지, 남성들이라는 역할이 약간 말썽을 좀 피워줘야 하거든요. (웃음)아버지와 아이가 엄마 몰래 말썽 피우고 놀면서 같이 목욕도 가고 시시덕거리면서 장난도 하고... 이게 아이들에게는 엄마보다 아버지가 더 재미있는 것이거든요. 엄마 몰래 설탕 들어간 음료수도 막 먹고... 이런 교감이 없으니까 아버지와 아이들 사이가 냉랭하거든요. 아버지가 아이들 공부만 신경 쓰고 성적만 관심 가지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이해를 못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사춘기부터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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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부터 놀이를 통한 정서적 교감이 중요▶ 제 지인들도 보면 엄마와 아이들이 웃으면서 잘 있다가 아버지만 들어오면 각자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소외감을 느끼고, 중간에서 어머니는 어쩔 줄 모르고, 그런 경우들이 많더라고요. 또, 잔소리가 그렇게 심해 진데요.
남자들이 나이가 먹을수록 뇌가 축소되면서 전두엽이 축소되는데, 그러면 의심이 생기게 되요. 가족들이 나를 멀리한다고 생각이 들면 의심을 하고 자꾸 따지게 되지요.
여성들은 젊었을 때 여성호르몬이 왕성해서 남편을 좋아하거든요. 그때 남자들은 남성호르몬이 왕성해서 밖으로 뛰쳐나가고 나중에 나이 들고 남성호르몬이 떨어지면서 아내와 아이들이 좋은 거예요. 그때는 부인들이 여성호르몬이 떨어져서 남편하고 아이들이 싫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죠. 여기서 불일치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옛날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전쟁 나가야 할 사람이 부인하고 놀 수는 없잖아요. 옛날에는 나가서 일해야 하고 그래서 그렇게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사회가 안정됐으니까 젊었을 때부터 아버지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것을 해야지 나중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 않죠. 자연적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는 형태지만 젊었을 때부터, 지금이라도 젊었을 때 못했으니 끝이다가 아니라 가족들과 대화를 해야 하는데 아마 쉽지 않을 거예요. 남성들이 원래 남의 마음에 대한 이해도 적고 하니까 그냥 듣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지요.
▶ 남성들은 듣는 능력도 적죠?
남성들은 언어중추가 한쪽에만 있어요. 남성들의 말은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이런 말을 하고 여성들은 우뇌에 언어중추가 같이 있어서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말을 하죠.남성들은 연습을 하지 않으면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말을 원래 못해요.
▶ 연습하면 나아지나요?
남성 속에도 여성성이 있기 때문에 개발되면 더 나아질 수가 있는데 그동안 굉장히 오랫동안 남성적인, 여성적인, 문화적인 것으로 되어 왔기 때문에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남자는 잘 못해요. 그런데 여성들은 뇌 자체도 그렇지만 아이를 기르기 때문에 정서교류를 아주 잘하거든요. 남성들의 경우는 아버지와의 그런 경험이 없으면 정말 어렵죠.
50,60대의 교류 없던 남성들이 잘하기는 어렵지만 가족들이 하는 이야기에 잔소리보다는 듣는 것부터 시작해서 들어가고 여성들은 남편들이 가정에 정착할 수 있게끔 아이들 말은 아버지가 잘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면 어머니가 통역자 역할을 해 준다든지, 이렇게 해서 아버지들이 집에 들어올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겠지요.
▶ ''''1,2,3,4 운동''''은 뭔가요?
1,2,3,4 운동은 행복가정재단에서 하는 것인데 사랑의 교류를 주고받는 거예요.사랑이라는 것은 행동이 있어야지만 나오고 현대인들의 경우는 마음속에 있는 것만으로는 사랑이 안 나와요. 뇌에서 사랑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 데가 있는데 이것은 행동이 있어야지만 나와요. 1번은 부인이나 아이들에게 매일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하자는 것인데 그러면서 포옹을 해주면 안정을 주는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이 나와요.
▶ 박사님은 하시나요?
저는 나이가 들어서 사랑한다는 말은 잘 못하는데 다른 방법으로 합니다. (웃음) 주로 접촉을 통해서 사랑을 전달하는데 집사람에게 뽀뽀도 많이 하고 엉덩이도 두드려주고 그러죠.2번은 일주일에 두 번 배우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나 감사의 말을 하는 것인데 배우자가 힘들거나 아프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해해 주는 것도 포함이 되죠.
◇ 건강한 부부와 가족을 위한 1,2,3,4 운동▶ 옛날 분들은 부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든지 약을 사먹든지 하라고 그러잖아요.
그게 제일 나쁜 소리예요. 그건 ''''너한테 관심 없다''''는 소리거든요. 어디가 아픈지,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 물어보면 이런 말을 듣는 순간 상대방은 엔도르핀이 나와요.위험한 상황에서 남자가 보호해주면 엔도르핀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전쟁 상황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잘 넘어가는 것이거든요.데이트하시는 분들 중에서 상대와 잘 안 된다 하시는 분들은 여자 분을 데리고 위험한 곳을 한번 가보세요. (웃음)
남편이 나를 이해해주고 보호해준다는 경험을 많이 하면 아내는 남편을 생각만 해도 엔도르핀이 나와요. 안락해지고 편안해 지는 거죠.
3번은 한 달에 세 번 가족들과 모여서 같이 식사를 하거나 즐거운 놀이를 하자는 것인데 이럴 때는 도파민이 나와요.
4번은 4주에 한번은 각자의 시간을 갖자는 것인데 부부도 늘 붙어 있으면 못 견뎌요. 사랑이라는 것은 좋았다가 조금 떨어졌다가 하면서 유지되는 것이지 늘 좋은 상태는 서로가 못 견뎌요. 특히 남자들은 못 견디죠.원래는 4주에 한번인데 이것은 남자들도 그렇지만 특히, 아이를 가지고 있는 젊은 엄마들을 위한 것이에요. 남편들이 아이를 봐주고 아내들을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아내가 없으면 남편들이 아이를 잘 못 돌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자기 아이에게 절대 문제 되게 안 해요.
▶ 아버님은 어떤 분이셨어요?
이북분이고 가부장적이긴 하셨지만 강한 아버님은 아니셨어요. 아버님 밥상을 따로 차리고, 가장 맛있는 것 먼저 드시고... 옛날 아버님들과 똑같았어요.
▶ 아버님 어머님 사이는 좋으셨어요?
어렸을 땐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니었던 것 같아요. (웃음)
▶ 형제가 어떻게 되시죠?
삼 남매인데 제가 첫째고 밑으로 여동생, 남동생이 있어요.저는 아버지같이 되기 싫었어요. 아버님이 여동생에게 잘 못하셨거든요. 아들딸 차별을 많이 하셨어요. 저희 아버님이 장사를 크게 하셨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었는데도 꼭 장사가 잘 안되면 여동생에게 대학가지 말라고 그러셨어요. 그게 얼마나 큰 상처에요.그런 것이라든지, 어떨 때 어머님을 비롯한 여성들에게 하는 것을 보면 사실 제가 ''''딸 사랑 아버지모임''''을 한 것도 여동생이나 어머님에 대한 것이 컸어요. 억울한 삶에 대한 것이 이해가 안 갔고, 왜 그럴까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제 몸에는 여자들에 대해 한대하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어요. 집사람과 살면서도 그렇게 몸에 녹아져 있다는 것을 잘 몰랐었죠.
다행히 집사람의 경우는 여자라고 해서 차별받지 않고 대접받고 자라서 자기주장을 좀 했죠. 처음에는 부딪쳤지만 자기주장에 대한 입장을 뚜렷이 한 것에 대해서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 나의 몫은 많은 사람들과의 소중한 기록을 책으로 만드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데 저도 모르게 옛날부터 받았던 교육의 잔재가 남아서인지 가끔 우리 딸들이 사위에게 기저귀 가방을 들게 한다든가 그러면 잔소리를 하게 되더라고요.
우리 뇌 속에 있는 남자와 여자에 대한 것은 이만 년 동안 진화되어 온 거예요. 이 변화는 50년도 안 됐죠. 가지고 있는 뇌가 그렇게 금방 변할 수는 없으니 여성들이 조금 억울하시더라도 남성들이 진화되기를 조금만 더 기다려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웃음)남녀가 무조건 평등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고, 억울하지 않은 것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지 똑같아지려고 하는 것은 아닌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 생각은 가능하면 남성들은 여성들을 보호하고 여성들의 경우는 사랑을 잘 모르는 남성에게 사랑을 좀 주고... 이런 관계가 됐으면 좋겠어요.
▶ 취미가 자전거인데 취미 때문에 부인과 싸운 적은 없으세요?
2003년부터 시작했는데 저희 집사람은 자전거 부신다고 그러죠. (웃음) 일요일에 주로 나가니까요.처음에는 집사람이 늦게 일어나고 교회에 다니니까 갔다 올 시간에 맞춰서 등산을 가거나 자전거를 탔어요. 그러다 친구들과 타다 보니 친구들의 부인은 일찍 들어오는 것에 별로 개의치 않고 운동하라는 쪽이어서 멀리까지 가게 되니까 늦게 오게 됐죠. 그러니 집사람이 화를 많이 내고 혼나고 그랬어요. 지금은 집사람과 시간을 맞춰서 저번 주 같은 경우는 자전거 안타고 집사람과 남산을 걸었고 다음 주에는 집사람이 일이 있으니 멀리까지 나가야죠.딸아이도 전에는 언제 오냐고 전화를 하고 그러더니 대학 들어가서는 전화도 안 하고, 안 물어봐요. 그러니까 좀 서운하더라고요.
▶ 딸과 아내가 전화하는 것이 좀 다른가요?
저는 다 싫던데요. (웃음) 그런데 양쪽 다 안 하니까 서운해요. 그러니까 인간은 참 간사해요. 하면 귀찮고 안 하면 서운하고... 계속 반복 돼요. 그래서 영원한 숙제이고 계속 노력해야하고... 부부사이는 절대 화해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문제가 하나 생겨서 잘 풀어졌다고 잘 지내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저는 인간은 계속 그러면서 사는 게 아닌가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저는 부부문제에 대한 것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책을, 지금도 준비하고 있는데 제가 만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기록들을 책으로 내는 작업이 저로서는 제일 필요한 작업이 아닌가 생각해요.
▶ 방송을 굉장히 잘하시고 많이 하시는데 도움이 많이 되시나요?
많이 되죠. 방송을 해서 유명해져 그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아니라 방송을 할 때, 방송이라는 것이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듣기 때문에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편협하지 않게 환자를 보는 것을 사실 방송하면서 훨씬 많이 배우게 됐어요. 제가 환자 한 분을 볼 때도 여러 사람이 보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 아주 객관적으로 볼 수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방송이 환자를 보는데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