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
SBS 주말극 ''불량커플''은 경쾌한 소재로 출발해 훈훈한 인간미를 전하는 드라마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싱글맘을 꿈꾸는 커리어우먼, 종갓집 출신의 순정파 대학교수, 외도를 일삼다 뒤늦게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는 의사 등 다양한 인간상을 펼치면서 촘촘한 짜임새를 자랑한다.
신은경, 류수영, 박상민, 변정수 등 연기파 배우의 틈 속에서 ''훈남''으로 눈길을 끄는 주인공이 바로 서준수다.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유건은 눈에 띄는 외모로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패션모델 서준수는 남편(박상민 분)의 외도에 힘겨워하는 전업주부 한영(최정윤 분)에게 ''계약 연애''를 제안하고 만남을 반복하면서 결국 진짜 사랑을 나누는 인물이다.
"현실에서는 남의 일에 깊이 참견하고 싶지 않다"준수는 한영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연민의 감정을 품고 보듬어주는 자상한 남자다.
반면 실제의 유건은 "남의 일에 깊이 참견하고 싶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 "남편이 바람피우는 데에 상처받은 주부와 계약 연애를 하는 상황은 현실에서 쉽지 않지만 인간적인 감정을 채우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아이를 원하는 여자의 하룻밤 사랑 등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다행스럽게도 공감은 잃지 않는 드라마를 두고 유건은 "준수와 한영이 진정한 불량커플"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기준으로 볼 때 옳지 않은 관계"라는 이유 때문이다.
깊게 걱정하지 않고 유쾌하게 상황을 즐기는 현실의 유건에게는 그래서 이야기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더 걸렸다.
신은경이 연기하는 싱글맘의 마음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유건의 말이다. 이번엔 이유가 좀 구체적이다. 9년째 혼자 살고 있어 결혼은 일찍 하고 싶어서다.
데뷔작 ''고맙습니다 하나님''을 시작으로 영화 ''다세포 소녀'', ''언니가 간다'' 등에서 조용하고 진중한 역할을 주로 맡은 유건은 뚜렷한 이목구비까지 더해져 다소 딱딱한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는 일주일에 한 두 번은 반드시 대형 마트를 직접 찾아 장을 봐야 하는 순수하고 정 있는 남자다. 주로 24시간 문을 여는 곳을 이용하면서 "여성 판매사원들과 흥정을 통해 값을 깎는 재미가 쏠쏠하다"라며 자랑이다.
오랜 자취생활로 요리에도 탁월한 감각을 자랑한다는 유건이지만 유난히 몸을 드러내는 장면이 많은 이 드라마를 위해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던 ''음식조절''도 감행 중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을 보면서 물건 뒷면에 적힌 지방의 양과 칼로리를 본다"라며 남자 연예인의 몸만들기 필수코스인 닭 가슴살도 빼놓지 않고 먹고 있단다.
때론 촬영에 부담을 느끼지만 선배 연기자로부터 얻는 도움으로 연기의 폭을 넓히는 행운도 안았다. 최근 박상민에게 직접 액션연기를 지도받기도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영화 ''장군의 아들'' 시리즈를 챙겨본 유건은 우상이던 박상민과 호흡을 맞춘 기억을 꺼내며 "꿈만 같은 영광"이라고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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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봐도 부담없는 연기자이길"더불어 ''여복 많은 연기자''라는 물음에도 순순히 수긍했다.
데뷔작에서는 청춘스타 김옥빈과, ''언니가 간다''에서는 톱스타 고소영의 상대역으로 나섰다. 현재는 최정윤이고 개봉을 앞둔 영화 ''권순분 여자 납치사건''에서는 중견배우 나문희와 만났다.
굵직한 작품에 잇따라 얼굴을 내밀면서 실력 있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유건의 바람은 "어느 작품에서든 캐릭터로만 보여지길 원한다"는 것이다.
"맡은 역할과 외모는 물론 성격까지 딱 맞아떨어지도록 연기하고 싶다"라는 유건은 "언제 봐도 부담없는 연기자이길 바란다"라는 희망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