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손학규
범여권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손학규 前 경기지사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통합의 밀알을 자처하고 나선 김근태 前 열린우리당 의장이 25일 만났다.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김근태 전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의 뜻은 국민을 위한 대통합을 이루자는 충정에 있다고 다시 한번 평가하고 김 전 의장이 추진하는 대통합의 방향과 방안의 뜻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배석했던 우상호 의원이 밝혔다.
김근태 전 의장이 대통합의 방안으로 후보자 연석회의를 추진해왔던 만큼 손 전 지사의 이날 발언은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에 참여하겠다는 결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손 전 지사는 또 "대통합은 우리 정치를 새롭게 하기 위한 새출발이 돼야 하는 만큼 과거로 회귀하는 통합이거나 특정 정치인, 세력간의 야합으로 비쳐져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합당을 위한 양당 통합수임기구 회의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과 통합신당 간의 통합 협상에 반대하며 여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손학규 전 지사가 김 전 의장의 대통합 방안을 적극 지지하고 참여하기로 함으로써 김 전 의장은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10여 일만에 손 전 지사를 범여권 대통합 흐름에 합류시키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머쥐게 되었다.
손 전 지사의 연석회의 참여 결정은 물론 자신의 지지세력인 ''선진평화연대''로는 범여권을 견인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탈당''이라는 굴레를 무릅쓰고라도 범여권 진영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건곤일척''의 승부수로 읽혀진다.
◈ 김근태, 5.18 연석회의 무산 이후 8차례 걸쳐 손학규 설득하지만 범여권 대통합 합류라는 손 전 지사의 고뇌에 찬 결단은 경기고-서울대 동기이자 한 때는 민주화 운동 동지로, 그 이후에는 정치적 경로를 달리하며 경쟁관계에 있던 김 전 의장의 끈질긴 설득과 압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데는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 분위기다.
김 전 의장은 자신이 제안했던 5.18 대선주자 연석회의가 무산된 이후부터 손 전 지사가 연석회의 참여를 선언한 25일까지 모두 8차례의 직간접 통해 손 전 지사의 연석회의 참여를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의 손 전 지사에 대한 구애에 탄력이 붙은 것은 뭐니 뭐니해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통합의 ''밀알''을 자처하고 나선 뒤부터다.
실제로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 손 전 지사는 전화를 걸어 (김 전 의장의) 희생에 대한 위로와 존경을 표하면서 신뢰관계의 싹이 트이기 시작했다. 이틀 뒤에는 우상호 의원의 메신저 역할로 두 사람 간에 공개접촉이 이뤄지기도 했다.
김 전 의장은 특히 손학규 전 지사가 장고(長考)를 위한 지리산행을 택하기 직전인 지난 23일 손 전 지사를 만나 "결단을 통해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에 역할을 할 때 반(反)한나라당 후보로서 더 분명한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득하며 결단을 압박했다.
범여권 대통합의 길은 후보간 연석회의에 있고 연석회의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손 전 지사에 대한 공을 들여온 김 전 의장의 노력은 손 전 지사가 사흘 뒤인 25일 아침 일찍 전화를 걸어 대선주자 연석회의 참여를 결단했다는 사실을 알려오면서 결실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