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듀오
여전히 유쾌하다. 다이나믹 듀오(최자·개코)가 이번에는 ''출첵하자''며 손을 내민다.
언제나, 어느 무대서나 흥겨운 리듬으로 보고 듣는 이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 다이나믹 듀오가 3집(ENLIGHTENED )''으로 "화끈하게 놀아보자"라고 외친다.
''출석체크''의 인터넷 용어 ''출첵''을 타이틀곡으로 정한 다이나믹 듀오는 "우리의 힙합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라며 "친구와의 오해와 갈등부터 사회의 비판, 사랑 심지어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노래할 수 있다"라고 으쓱했다. 그들다운 자신감이다.
27살 동갑내기 최자(최재호)와 개코(김윤성)가 만난 다이나믹 듀오는 새 음반에 둘의 장기를 살린 노래를 가득 채웠다.
프로듀서부터 작사, 작곡을 몽땅 해내면서 지난 시간을 돌이키거나(''다시 쓰는 이력서'') 공공의 적(''해적'', ''독재자'')을 노래한다. 범위를 넓혀 낙태의 부조리(''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를 지적하면서 ''출첵''해야할 대상이 바로 자신들의 음악이라고 소개한다.
"우리는 힙합으로 이렇게 살아요. 사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있는 그대로, 솔직하면 그 뿐이죠(개코)."
"남에게 손가락질 받더라도 하고싶은 건 해야죠. 그 음악이 공감을 산다면 금상첨화고요(최자)."
소속사 떠나 독립… "어미 손을 뿌리친 새"2000년 힙합그룹 CBMASS로 데뷔하고 2004년 다이나믹 듀오로 재탄생한 이들은 8년 동안 젊고 감각적인 힙합을 선보였다. ''이력서'', ''고백'' 등 히트곡을 꾸준히 내놓았고 영화 ''짝패'' OST에 참여하며 역량을 넓혔다.
힙합그룹 중 유난히 10대의 높은 지지를 얻어 동료 그룹의 시샘을 사기도 하지만 걱정 없이 음악을 하기까지 여러 시련을 견뎌야 했다. 그 시련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CBMASS에서 다이나믹 듀오로 넘어오면서 저희도 모르게 거액의 빚이 생겼어요. 빚더미에 앉으니 난감했죠. 당연히 갈등도 생기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었어요."
당시의 심정은 1번 곡 ''다시 쓰는 이력서''에 고스란히 담겼다. 가사에서 다이나믹 듀오는 "억울해서 독을 품고 작업했어 난 굶주린 늑대같이 매일 새벽까지 소리를 물어뜯고…우리는 완전한 반전을 꼭 맞고 싶었다"라고 노래했다.
다이나믹 듀오의 ''자서전''과도 같은 이 곡에는 최근 음반사 ''아메바 컬처''를 설립해 독립하기까지의 과정도 소상히 담겼다. 달콤한 조건을 제시한 음반사가 여럿이었지만 모두 거절한 이들은 ''더 높은 비상을 위해 어미 손을 뿌리친 새''가 되기로 했다.
''사장님''인 둘을 포함해 직원 7명은 서울 신사동 14평 사무실에 둥지를 틀고 그 안에 녹음실까지 만들었다. 환경이 넉넉하지 않아도 하고픈 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어 다이나믹 듀오는 한껏 흥분한 상태다.
다이나믹 듀오
플래시 몹 홍보방법 "예상 적중했다"
음반 홍보 방법으로 플래시 몹(flash mob)을 선택한 것도 흥분을 돋우는 이유다.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로 특정 장소에서 함께 모여 이색 행동을 하는 플래시 몹을 이용해 다이나믹 듀오는 홍대 앞과 동대문 패션타운, 코엑스에서 3차례에 걸쳐 독특한 퍼포먼스를 이끌었다.
처음 20여 명으로 시작한 참가 인원은 마지막에 1,000여 명으로 늘었다. 아이디어를 낸 개코는 "예상이 적중했어요"라며 반겼다. "기획사에 소속돼 있을 때는 반대 의견에 가로막혀 할 수 없던 일이 결국 성공을 거뒀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음악의 안과 밖에서 ''도전''을 감행한 다이나믹 듀오는 앞선 2장의 음반으로 얻은 경험을 보태고 덜어낸 새 음반을 두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로지 느낌 위주로 실험한 결과만 담았어요"라면서 들어보기를 권했다.
시작의 기운을 몰아 오는 7~8월경 단독 콘서트를 열 생각이다.
더불어 바비킴, 드렁큰 타이거, 리쌍 등 ''무브먼트''로 활동 중인 동료 음악인들과의 합동 공연도 얘기 중이다. 다만 ''무브먼트''의 막내인 만큼 "형님들이 불러줄 때까지 기다려야죠"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