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아주 피곤하게 하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사람에게 "아예 나를 말려 죽여라"며 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업무에 쫓기며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이런 경우 사람을 ''to dry''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가 매일 쓰는 이 ''말려 죽인다''는 말의 진짜 뜻을 잘 생각해보자. 옆에서 너무 사람을 볶아대서 아예 기운을 빠지게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닌가? 이런 경우 여러 가지 영어표현이 가능하다.
''He tires me(아주 피곤한 사람)'', ''He is a draining person(아주 진물을 다 빼게 하는 사람)''등이 가능하다.
''to tire''가 ''~를 피곤하게 하다''라는 뜻이라는 것은 알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외운, 교과서에 나온 구문이야 수동태로 ''I am tired(나 피곤해)''밖에 없지만 이 말도 잘 보면 ''내가 자신을 피곤하게 했다''는 말이다.
''to drain''이라는 말은 하수구에서 물이 빠져나가듯 있는 힘이란 힘은 다 짜내는 것을 말한다.
만나기만 하면 다른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미국이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나라지만 개인이라는 테두리가 우리보다 더 높고 좁다.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면 직장에서 왕따(to bully)당하기 좋다.
CIA에 오래 근무한 한 친구는 "내 주특기가 고문이거든. 그런데 사람 몸에 감전시키고 때리는 고문은 이제 없어. 상대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거지. 한마디로 상대를 정신적으로 굴복시켜 버리는 건데 굳이 체포할 필요도 없어"라고 아주 고단수 고문방법을 소개한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자기 자신보다 사랑하는 주변사람을 위협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to threaten''이 아니라 ''to intimidate''이다. 그게 아니면 상대의 약점을 파내 이를 공개하겠다고 말하면 된다. 상대의 기를 죽이고 압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하면 여간한 부탁도 거절할 수 없다.
이런 것을 보고 내가 "그거 stalking이나 torture가 아닌가?"라고 반문하자 이 친구는 "현행법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런 것은 고문이 아니라 생각을 통제하는 것(thought control)"이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식은 땀이 흐른다.
※필자는 영어, 독일어,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등 5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국 토박이로, ''교과서를 덮으면 외국어가 춤춘다''의 저자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