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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쌍 "공부 못하는 우리, 음악적 강박관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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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 4집 ''Black Sun'' 발표한 힙합듀오 리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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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 어깨를 한 번쯤 흔들어야 할 것 같고, 발도 두어 번 굴러줘야 할 듯한 힙합이지만 리쌍(개리·길)은 다르다. 몸보다 가슴 한 켠이 먼저 움직이는 독특한 음악으로 리쌍은 국내 음악계에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사회 부조리나 불합리한 계층을 찌르며 ''자기 이야기''를 먼저 하는 여타의 힙합과 달리 리쌍은 힙합으로도 발라드보다 시린 사랑을 담아낼 수 있음을 3장의 음반으로 증명했다.

최근 출시한 4번째 음반 ''블랙 선(Black Sun)''에서도 비슷한 길을 걷는다.

지난해 ''내가 웃는게 아니야''로 마니아를 넘어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리쌍은 새 음반에서 한 층 어두운 사랑을 노래한다. 구슬픈 멜로디와 이를 부각시키는 노랫말도 한 계단 상승했다.

"변함없이 모든 곡이 경험담이에요." 수록한 12곡의 노랫말을 쓴 개리(29·본명 강희건)는 이전 음반과 마찬가지로 5년간 만난 여자친구와의 경험을 토대로 가사를 썼다.

타이틀곡 ''발레리노'' 역시 그렇다. 무용을 하는 연인을 위해 억지스럽게 발레리노 흉내를 내기도 했던 개리는 몇 차례의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며 개인적으로는 쓰라린 경험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완성도 높은 음악을 탄생시켰다.

"노래마다 소재는 다르지만 5년간 한 여자와 만나서 그 여자가 모두 주인공이에요(웃음). 여자 친구가 우스갯소리로 ''가사 쓰려면 이때쯤 한 번 헤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을 때도 있죠. 소재를 제공하니까 ''노래로 번 돈을 좀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해요(개리)."

극한에 몰린 남자의 처절함을 주로 노래해 온 리쌍은 ''발레리노''를 비롯해 ''영화처럼'', ''선사인(Sunshine)'', ''살아야 한다면''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잇는다. 들을수록 빠져드는 멜로디도 인상적. 수록곡 대부분을 작곡한 길(30·본명 길성준)의 목소리는 리쌍의 음악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장점이다.

"우리는 공부 못하는 애들이죠. 한 두 시간만 뚝딱 녹음하고 끝내는 공부 잘하는 음악인들과 달라요. 통째로 외워야 하니까 음악에 강박관념이 커요(길)."

리쌍

 



"다음 음반에서는 하드코어 도전"

이제 막 새 음반이 나왔는데도 리쌍은 "모든 신경이 다음 앨범에 쏠려있다"라며 "''내가 웃는게 아니야''가 잘 됐으니 4집은 쉬어가는 음반"이라며 특유의 넉살을 보였다.

실제로 둘은 "5집은 핵폭탄급으로 바꿀 것"이라고 자신하며 "지금 핵폭탄 2발은 장전했다"라면서 웃었다.

"1집에서 4집까지 리쌍 음악의 1막이었다면 5집부터는 하드코어"라고 선언하면서 "모두 시대의 유행을 따르는데 그럴 바에 우리는 1990년대 음악으로 돌아가겠다"라고도 했다.

새 음반의 열기가 피어나기도 전에 다음 앨범 녹음에 돌입할 정도로 ''성격 급한'' 리쌍이지만 스스로 만드는 힙합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만큼은 확고하다.

"힙합 하는 사람은 사랑 안 하나요? ''힙합은 이래야 해''라는 고정관념은 일찍부터 버렸어요. 가창력이 부족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 기분으로 감정과 느낌을 담았어요. 그러니 통해요. 현실과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친구의 얘기, 우리 얘기를 쓰죠. 하니까 돼요(길)."

리쌍은 ''사람이 친할 수 있는 음악'', ''같이 느끼는 음악''을 꿈꾸고 있다. 목표는 ''장수 그룹''이란다.

"50대에 음반을 내고 20대 감정과 통하는 그룹이면 좋겠어요. 에어로 스미스나 U2 같은 그룹 멋지잖아요. 그런데 스티븐 타일러(에어로스미스 보컬)한테 어떻게 그런 예쁜 딸(배우 리브 테일러)이 나올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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