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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 강정화, 도대체 거침이 없다.
이제 스물여섯 살이지만 강정화가 요즘 KBS 1TV 일일극 ''하늘만큼 땅만큼''(최현경 극본, 문보현 연출) 에서 보여주는 똑 부러지는 연기는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게 한다.
강정화는 이 드라마에서 직선적인 성격의 ''윤은주'' 역을 맡고 있다. 극 초반 결혼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 하는 것을 도대체 견뎌내지 못하는 철없는 며느리 연기를 해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톡톡히 산 그녀.
그러나 요즘의 극중 ''윤은주''는 전과 많이 다르다. 이혼한 전남편 ''상현''(이주현)과의 사랑을 다시 찾아가면서 남을 배려하는 방법을 배워나가며 책임감 있는 성인으로 태어나고 있다.
"못된 며느리 역할 할 때 ''우리집에 윤은주 같은 사람 있다''며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가정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처음엔 미움을 많이 받았는데 요샌 많이 좋아해 주세요. 두 가지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었던 게 ''윤은주'' 역의 매력이에요."
"외국에서 살다 왔다는 얘기 듣기 싫어 더 열심히 했어요" ''윤은주''만큼은 아니지만 강정화 역시 똑 부러지고 자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스타일이다. 공과 사의 구분도 명확하다. 이런 성격은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면서 만들어 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정화는 알려진대로 중학교 2학년 시절 언니와 함께 호주로 유학을 가 그 곳에서 대학까지 졸업했다. 호주에서 호텔학교에 다닌 그의 언니는 현재 아랍 에미리트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한참 자아가 성장하는 시기에 외국에서 살아서 전 반은 한국인이지만 반은 외국인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요. 내숭도 없고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주저함도 없어요. 처음 한국에서 활동을 할 때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해서 별 어려움이 없죠."
처음 연예계 활동을 할 때 그는 외국에서 살았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 한국어를 말할 때 외국어 발음이 배어 나올까봐 더 똑부러지게 말을 했고 한국 정서를 표현하는 연기를 할 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더욱 토종 한국사람처럼 임했다.
사실 데뷔작인 MBC 사극 ''대장금''에서의 의녀 ''조동'' 역할이나 가정 생활을 흩트러버리는 철없는 며느리 ''윤은주'' 역할은 서구적 마인드의 미혼여성 강정화에게는 공감하기 쉽지 않은 것들. 그러나 강정화는 오직 노력만으로 ''연기력 부족''이라는 혹평을 피해갔다.
그는 "데뷔 시절 진행했던 M.net ''와이드 연예뉴스''나 지난해 MC를 맡은 MBC의 방언 관련 예능 프로그램 ''말 달리자''는 발음과 다양한 한국어 표현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라며 환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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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끝나면 언니가 있는 아랍 에미리트로 갈 계획"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만큼 해외 진출을 꾀해볼만도 하다. 요즘의 한류 열풍이라면 강정화의 해외 시장 진출도 어렵지만은 않을 듯 보인다. 그러나 일단은 한국에서 빨리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선다.
그는 "연기자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연기 공부를 많이 할 거예요"라며 "지금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우고 있기는 하지만 호기심 때문이지 무슨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라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이 꿈 많은 배우는 해외 진출 말고도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다.
"전에 쉴 때 태권도와 라틴댄스를 배웠어요. 호기심이 많아서 뭐든지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려요. 다음에는 정통 멜로 연기도 꼭 해보고 싶어요. 예능 MC 일도 좋고요. 사실 가장 큰 꿈은 라디오 DJ가 되는 것입니다. 라디오 게스트로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 했었는데 그 경험을 통해 남들의 말을 듣고 상담을 해주는 일이 너무 즐거운 일이란 걸 깨달았어요. 꼭 제 이름을 건 프로그램의 DJ가 되고 싶어요"
이 명랑하고 적극적인 배우는 "이번 드라마가 끝나면 언니가 있는 아랍 에미리트로 날아갈 계획"이라며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을 보인다. 세계가 좁기만 한 배우 강정화, 그가 앞으로 더 넒은 세상을 배경으로 펼칠 활동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