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
7년만의 귀환이다. 2000년 5월, LG와 감독 재계약에 실패하며 프로농구를 떠난 이충희 감독(48)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오리온스 지휘봉을 잡았다. 7년만의 복귀인 만큼 부담도 크다.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단다. 그러나 방송해설가로, 고려대와 동국대 감독으로 활약하면서 프로 복귀를 착실히 준비해왔다는 이충희 감독은 준비한 시간에 비례해 자신감도 쌓였다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허재 감독과의 벤치대결, 치열한 머리싸움이 되지 않겠습니까''''이충희 감독의 오리온스행이 결정되면서 ''''이충희 감독이 과연 재기에 성공할 것인가''''하는 물음표와 함께 ''''스타 선수는 좋은 감독이 되기 힘들다''''는 속설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특히 90년대 농구판을 좌지우지했던 허재 KCC 감독이 지난 시즌 꼴찌 수모를 겪으면서 스타 출신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들이 고개를 들었다. 이에 대해 이충희 감독은 ''''편견일 뿐''''이라며 단호하게 잘라 말한다. 물론 이러한 편견을 깨는 것 역시 올 시즌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좋은 팀, 좋은 선수가 있는 팀에서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갖춰지지 않은 팀의 경우, NBA(미국프로농구) 명감독이 와도 성적을 낼 수가 없습니다. 허재 감독도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지만, 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의 반복된 부상으로 성적이 안났던 거죠.''''
허재 감독의 얘기가 나오자, 15년만에 코트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기분이 궁금해졌다. 허재 감독이 기아에 입단한 88년부터 이충희 감독이 현대에서 은퇴한 92년까지, 기아와 현대는 매년 농구대잔치 결승에서 라이벌 대결을 벌여왔다. 이에 대해 이충희 감독은 ''''치열한 머리싸움이 되지 않겠냐''''며 허재 감독과의 벤치 맞대결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충희
''''막 때려부수는 농구를 보여주겠습니다''''LG 시절, 이충희 감독의 농구는 수비농구로 대변된다. 현역 시절 ''''슛도사''''라는 별명 그대로, 공격적이던 그가 정작 사령탑이 됐을 때 수비농구를 펼치자 팬들은 적지않이 실망했다.
''''대만에서 감독생활을 하던 중 LG 감독을 맡기로 결정하고 선수 명단을 봤는데 대학시절 벤치를 지켰던 선수들이 대부분인 거에요. 대등하게 기아, 현대와 맞서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겠더라고요. 공격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수비는 정신력과 체력만 있으면 되잖아요. 따라서 부득이하게 다양한 수비패턴으로 상대를 교란시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LG에서는 수비농구가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오리온스에서는 공격이 최상의 선택이란다. 김승현, 김병철, 이동준, 오용준 등 모두 공격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감독은 종전 오리온스가 펼치던 공격농구를 한 템포 더 빨리 하는, ''막 때려부수는 스타일''의 굵직한 공격농구를 구상중이다.
오리온스 공격 농구의 핵심은 역시 포인트가드 김승현. 그러나 김승현을 ''조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승현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성의없는 플레이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이 감독이 이를 놓쳤을리 없다.
''''팀 내적으로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김승현답지 않은 플레이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피트 마이클이 혼자 하려고 하다 보니 김승현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승현은 많이 치고 다녀야만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신나게 플레이를 합니다. 나 역시 현역시절 공격을 주도했기 때문에 그런 습성을 알고 있습니다. 김승현에게 알맞은 방향을 제시해준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것 입니다.''''
이충희 감독의 김승현에 대한 신뢰는 대단하다. 이는 2007~2008 시즌에 대한 기대와도 직결된다. 이충희 감독은 오는 7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07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김승현의 플레이를 살려줄 수 있는 외국인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다. LG의 찰스 민렌드, 모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 KTF 애런 맥기처럼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외국 선수들을 선호한다.
앞서 언급한 수준의 외국인 선수들과 김승현 조합이면 우승도 노려볼 만 하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우승을 언급하는 이충희 감독의 말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