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조폭 대부 엇갈린 명암…이강환 ''건재''·조양은 ''위기''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아들 결혼식, 전국 주먹 부산 총출동 vs 수억대 금품 갈취·폭행혐의 영장

 

# ''백발 노인'' 이강환의 건재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두목 이강환(65) 씨의 ''힘''은 여전했다. 일흔을 바라보는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지난 주말 열린 아들의 결혼식은 부산경찰을 긴장시키며 경찰과 조폭이 나란히 예식 현장에서 삼엄한 경비에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 14일 오후 5시 부산 서면 롯데호텔. 주말마다 몸살을 앓는 롯데호텔 주변도로는 이 씨의 아들(37) 결혼식에 참가하는 하객들로 더욱 극심한 체증을 보였다. 평소 주말보다 배 이상 많은 교통경찰들이 인근 도로에서 교통정리에 나섰다.

짙게 선팅된 외제차와 최고급 국산 대형차들이 예식 시작 1시간 전부터 속속 도착했고 차에서 내린 검은색 정장 차림의 ''건장한 남자''들은 90도로 머리를 숙이며 먼저 도착한 ''남자''들과 인사를 했다.

예식 시작 30분 전 호텔 로비와 1층 커피숍은 이들에게 ''점령''되다시피 했고 곳곳에서 "형님, 잘 지내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이 호텔 복도 가득 울려 퍼졌다.

평범한 집안의 딸과 혼인을 올린 이 씨의 아들 결혼식에는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가 주례를 맡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결혼식에 참가한 하객은 모두 1100여 명. 이 가운데 이른바 ''패밀리''(폭력조직) 소속의 ''건장한 남자''들은 모두 500명이 넘었다.

특히 칠성파 실세들이 대거 참가해 하객들을 접대한 가운데 최근 들어 칠성파에 대항하기 위한 ''반칠성파''의 핵심인 ''20세기파''와 ''유태파'' 등의 간부급 조폭과 ''신20세기파'' 두목도 행사장을 찾아 경찰을 바짝 긴장시켰다. 또 전국 원로 ''패밀리급 조폭''인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73) 씨가 참석하는 등 영남지역은 물론 서울 등 타 지역 ''주먹 하객''들도 100여 명에 달했다.

유명 연예인들과 친분을 과시하듯 예식 도중 인기 코미디언의 축하공연이 벌어졌으며, 중견가수와 유명 탤런트의 화환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예식에 앞서 도착한 80여 개의 화환은 병풍처럼 예식장 입구를 둘러싸 보기 드문 구경거리를 제공했다.

행사장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 데는 경찰의 인력 동원도 한몫을 했다.

부산경찰청은 ''칠성파''와 ''반칠성파'' 사이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광역수사대와 관할 부산진경찰서 11개 팀 등 형사 100여 명을 호텔 곳곳에 투입했고 지원경력 2개 중대를 호텔 주변에 배치했다.

# ''범죄 유혹'' 조양은의 위기

1970~1980년대 전국 3대 폭력조직 중 하나인 옛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57) 씨가 폭력·갈취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사업가에게서 수억 원의 금품을 빼앗고 유흥주점에서 만난 지인을 폭행한 혐의(공갈 등)로 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2005년 10월 서울 역삼동의 한 술집에서 알고 지내던 40대 남자에게 건방지다며 재떨이로 머리를 때리는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또 2005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4~5차례에 걸쳐 사업가 박모(46) 씨로부터 수억 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씨는 1970년대 ''3대 조폭 패밀리'' 중 하나인 ''양은이파''를 조직, 전국 폭력계를 주름잡았던 인물이다. 이른바 ''3대 패밀리''는 조 씨의 양은이파, 최근 영화배우 권상우 씨 협박사건으로 주목받은 김태촌 씨의 ''서방파'', 이동재 씨의 ''광주 OB파''가 꼽혔다.

조 씨는 신군부 집권 이후 범죄단체 결성 등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아 1995년 만기출소한 뒤 신앙생활로 ''새 삶''을 시작했다. 자신의 일생을 소재로 한 영화 ''보스''를 제작, 직접 출연하기도 했지만 1996년과 2001년 각각 금품 갈취와 해외 원정도박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다시 복역하는 등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한편 조 씨는 지난 14일 오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 두목 이강환 씨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3일 긴급체포되면서 무산됐다. 반면 조 씨에게 1975년 속칭 ''명동 사보이호텔 습격 사건''으로 일격을 당한 ''신상사파''의 두목 신상현(73) 씨는 이날 결혼식에 참가, 조 씨와의 ''엇갈린 운명''을 보여줬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