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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록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 그래도 마음은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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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 휴머니티 가득한 영화 ''파란 자전거''의 아버지 오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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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리에 보조기구를 한 권용국 감독은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녹여낸 영화 ''파란자전거''(프라임 엔터테인먼트 제작)를 구상하면서 아버지 역할에 오광록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리고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대본 리딩을 하고 있던 오광록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배우들에게 캐스팅에서 가장 공략하기 좋은 멘트는 ''당신을 놓고 썼다''고 설득하는 것. 가난한 시인의 마음 넉넉한 여유을 가진 배우, 느림의 미학을 아는 배우 오광록은 흔쾌히 OK싸인을 했다.

19일 개봉하는 ''파란자전거''에서 주인공 동규(양진우)의 아버지 역할을 맡은 오광록은 의수를 한 채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아들과 둘만이 소통하는 단단한 끈을 가진 부자지간을 표현해냈다. "권 감독이 ''말아톤''같은 장애인 영화를 보면서 비장애인이 만든 영화가 가진 한계를 절감했다는군요.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 다른 시나리오를 접고 이것부터 하게 됐다''고 밝힌 권 감독의 진지한 눈빛에 제가 감동했지요. " 대사들이 하나같이 시적이라 맘에 들었다는 오광록을 성북동 전통 찻집에서 만났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 그래도 마음은 부자지요

오달수와 오광록이 충무로에서 활동하며 관객에게 주는 즐거움은 그동안 넘치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극대화 시켰다는 데 있다. 이들 ''오 브라더스''의 각각 영화속 등장은 극의 생동감과 활력을 주는 최고의 에너자이저였다. 오달수가 드러내놓고 코미디를 보여준다면 오광록은 이와 색깔을 달리한다. 하나도 안웃긴다. 던지는 대사도 유머스럽지 않다. 그를 보고 즐거워하는 이유는 독특한 화법에서 기인하다. 남보다 두 템포 느린 말투. 악센트가 일반 대사보다 앞에 있거나 뒤로 갔다. 짧지만 관객입장에서는 그의 몸짓과 화법에서 유쾌한 낯설음과 거리감을 맛본다.

오광록도 알고 있다. 자신의 독특한 화법에 대해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듯 배우마다 표현해내는 방식은 다 다른 것. 하지만 한번도 작품에서 튀려고 한적은 없다. 내 방식을 잘 녹여 담아낸 감독들이 고마울 뿐이지"라고 설명했다. 대신 오광록은 "끊임없이 내 자신의 중심을 지켜나가야지, 관객의 기대가 갑자기 높아졌다고 과욕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씬 두 씬이더라도 좋은 작업이 되느냐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도 했다.

지난 몇 년간 인지도가 꽤 높아졌다. 오광록을 알려면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잠복근무'' ''미스터 소크라테스'' 등 꾸준히 영화를 보면서 잘 살펴봐야 했다. 적어도 오광록을 안다면 영화 마니아 정도는 돼야 했지만 이제 그는 상당히 대중성을 갖고 있다. 소속사도 국내 1위의 매니지먼트사다. 드라마를 해서인지 인터뷰 중간에도 찻집을 찾은 손님들이 사진촬영 요청을 한다.

개런티도 올라가고 관리도 받는 상황이 됐다. 그는 연극배우 시절보다 많은 부분에서 여유로와 졌을까? "전 아직도 성북동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집에 사는 건 변함없어요. 조금 돈이 생기니까 내 고향같은 연극판 선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있다는 것이 다행이지요. 그럼 된 거 아닌가요?"

강을 건널 때는 무거운 돌을 갖고 건너라, 무거울지는 몰라도 물에 쓸려가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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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자전거''에서 아버지 오광록은 학교에서 친구와 싸운 아들 동규를 데리고 강가로 간다. 함께 바지를 걷고 강을 건넌다. 어린 아들이 힘겹게 건너는 모습을 보고는 물속에서 무거운 돌을 하나 건네준다. "동규야 강을 건널 때는 이렇게 무거운 돌을 가지고 건너렴. 이 돌이 무거울 지는 모르지만 물에 쓸려가지는 않는다. "

의수를 끼고 평생 사람들의 곁눈질을 받는 시선속에 살고 있는 아들 동규에게 해주는 이 대사를 오광록은 최고 대사중 하나로 친다. 스스로도 시를 쓰는 오광록이 생각해도 이 대사는 삶을 살아가는 의미를 잘 담아준다는 생각에 감독에 매료됐다.

몸의 장애가 아니라도 스스로 의식하는 내안의 장애는 뭘까? 아이러니하게도 오광록은 팬들이 열광해주는 그의 장점인 ''느림''이 한편으로는 장애라 생각한다고 했다. "남보다 느린 것에서 더 나아가 게을러 지는 거죠. 느림까지는 좋은데 게으름은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힘든 장애지요."

장애란 각자의 마음속에 있단다. "영화에서 육신의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힘들어 하지만 우리 모두는 보여지는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를 다들 갖고 있을 겁니다. 우리 삶속에서 내가 아닌 것으로 자꾸 포장해 가는 것 그것이야 말로 장애 아닐까요? "

오광록은 가을에는 목표하던 시집을 꼭내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옛날에 금잔디~동산에''(메기의 추억)을 흥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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