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회 올림픽개최국이자 20일 현재 금메달 2개로 15위에 올라있는 그리스가 사실은 몇 년 전부터 해외에서 활약하는 그리스계 외국인 선수들에게 자국 국적을 부여해 대회에 참가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남자유도 81㎏급에서 우리나라의 권영우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일리아스 일리디아스(17)가 그 전형을 보여준다.
지난 시드니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시작된 그리스정부의 우수선수 귀화정책에 따라 당시 그루지아공화국에 살고 있던 그리스계 자손인 일리디아스 일가는 아버지 니코스 일리디아스가 그리스국적을 얻으면서 온 가족이 그리스시민이 됐는데 현재 니코스는 그리스국가대표 유도팀 감독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사촌인 디오니시오스와 바실리오스도 유도에 출전해 유도가족이라는 별칭마저 붙은 이들 일가 가운데 가장 어린 금메달리스트 일리아스는 그러나 그리스말을 거의 하지 못해 TV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아버지가 통역을 해 정말 그리스인이 맞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이 외에 여자수영 자유형에 출전중인 네리 니아게리아라는 아프리카출신 흑인으로 부모가운데 모계만이 그리스혈통을 가진 경우다.
여자 소프트볼의 경우는 전체 출전선수 50%이상이 미국이나 영국에서 태어난 그리스계 3세들이다.
남자야구도 전체 선수중 7명이 미국에서 태어난 그리스계로 사실상 올림픽을 위해 그리스국적을 취득했다는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현재 그리스의 국적법에는 조상 가운데 한명만이라도 그리스인이 있다는 것이 입증만 되면 국적을 자동부여하는 혈연주의원칙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루지아나 구 소연방 남부의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그리스계의 경우 이미 기원전인 알렉산드로스대왕의 동방원정부터 시작해 가깝게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와 대치중이던 오스만 투르크가 식민지 그리스청년들을 그곳에 보내 러시아와 싸우게 한 것이 이민의 시작이기 때문에 정말 그리스계통 성만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일리아디스일가의 경우는 귀화당시 그루지아인이 그리스식으로 성만 바꿨다는 소문도 돌아 올림픽금메달을 위해 국적까지 팔아버린다는 오명도 듣고 있다.
니아게리아의 경우는 해운업을 주로 하는 그리스가 아프리카등지에 파견한 선원이나 선원가족과 현지인이 결혼해 태어난 후손이며 그 외에 미국계 그리스인들가운데도 이미 이민간지 100년이 지난 사람도 있어 올림픽이 끝나고도 이들이 그리스국적을 보유할지 의문시되고 있다.
즉 해양민족으로서 일찍부터 세계 곳곳에 뻗어간 그리스인으로서는 어쩌면 유럽이나 미국인 상당수가 그리스피를 가지고 있어 누구나 원하면 그리스국민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선수들을 바라보는 그리스시민들의 의견은 그러나 조금은 의외인 경우도 종종 있다.
MPC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나탈리(21)라는 학생은 "누구든 자기가 소속된 국가를 위해 금메달만 안겨준다면 그리스국민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해 금메달을 향한 그리스인들의 강한 열망이 느껴진다.
아테네=CBS특별취재반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