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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도심 속 외로운 섬 ''옥상마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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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마을

 


부산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부산진구 범천동 중앙시장. 3평 남짓한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선 시장만큼이나 사람 냄새가 듬뿍 밴 특이한 곳이 있다.

바로 이층 시장건물 옥상에 있는 57채 100여 가구의 보금자리 ''옥상마을''이다.

1969년 전세금을 빼내 상가를 얻을 정도로 가난했던 상인들은 장사를 마치는 밤 10시가 되면 인근 여인숙이나 월세방을 전전해야만 했다. 떠돌이 생활에 지친 상인들은 마침내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 상가 건물 위에 ''내 집''을 직접 짓기로 한 것이다.

최대한 많은 상인들이 ''내 집''을 가질 수 있도록 집과 집 사이의 간격은 아예 두지 않았다. 그래도 공간이 모자라 옥상마을 위에 다시 ''마을''이 들어서 옥상 2층에도 10여 채의 집이 더 지어졌다.

여느 달동네와 다를 바 없는 낡은 슬레이트 건물과 장독대, 너비 1m 남짓한 마을 골목길, 집집마다 대문이 있는 것은 물론 상하수도가 놓여 있다.

살기 위해 애쓰는 주민들의 요청에 정부는 지난 1980년대 초 무허가 건물을 양성화하는 특별조치법을 마련, 전국 유일의 옥상마을을 정식 주거지로 인정했다. 이 곳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천1동 5통6반''에 편입돼 있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옥상마을도 인근에 속속 들어서는 고층건물에 조금씩 하늘을 내주었다. 그리고 오는 4월 도심의 ''별천지''인 이곳이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중앙시장 재건축 사업으로 건물이 철거되기 때문이다.

지금 옥상마을에는 재건축 관련 문구가 곳곳에 새겨졌고 200여 명에 달했던 주민들도 이제는 노인 10여 명만 남아 이주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시장 재건축 사업은 2004년 허가를 받았으나 내부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최근 법원의 조정으로 원만한 합의점을 찾았다.

이에 따라 다음달까지 남은 옥상마을 주민들의 이주가 완료되고 4월께 건물이 철거된다. 중앙시장은 오는 2009년 1월 지하 4층 지상 30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로 재탄생한다.

옥상마을 김형찬(56) 통장은 "한때 가난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인정 하나로 똘똘 뭉쳐 살아왔다"며 "지난 40년 세월 동안 도심 한가운데 외로운 섬으로 자리잡고 있던 마을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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