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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 작은 영화지만 호평을 받았던 영화 ''''용서받지 못한자''''로 얼굴을 알렸던 신인 배우 서장원이 다시 한 번 작품성 짙은 영화로 관객을 찾는다.
서장원의 새 선택은 ''''벌이 날다''''와 ''''괜찮아, 울지마''''로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던 민병훈 감독의 신작 ''''포도나무를 베어라''''.
한 예비 신부의 인간적, 종교적 고뇌를 다룬 이 작품 역시 첫 출연작이었던 ''용서받지 못한 자''''와 마찬가지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아직 이름도 낯선 신인 배우에게 소위 ''''어려운'''' 영화일 수밖에 없지만 서장원의 대답은 오히려 담백하고 단순하다.
''''종교적 측면이 강한 영화라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어렵더군요. 그냥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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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모태신앙자인 서장원에게 영화 속 천주교 신학교 학생이라는 신분은 어찌 보면 가깝고 반대로 낯설 수도 있는 캐릭터.
''''신학교에 다니는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고 신부의 이미지도 잘 몰라요. 그 직업에 있는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려는 노력보다는 캐릭터에 맞는 사람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했어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연기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인 공부를 하기까지 연기에 대한 희망이 전혀 없었던 평범한 학생이었던 신인배우 치고는 자신 만만한 자세다.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서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몰랐다가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생긴거죠. 아버지도 연기를 하시지만 제 성격상 연기자는 제 길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러다 불현든 연기의 길로 들어선 서장원. 모범생처럼 차분하고 고운 선을 가진 그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충동적''''이라고 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반전이 그에게 자신감을 가져다줬을지도 모르겠다.
''''''''용서받지 못한자''''에서의 이미지 때문일까요, 아니면 제가 진짜 그렇게 생겨서일까요. 저에게서 ''''모범생''''의 이미지를 본다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실제로 모범적으로 살아본 적은 없는걸요.''''
서장원의 두 출연작 모두에서 일반 사회와 조금은 단절된 군 복무자 혹은 신학교 학생의 모습이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최대한 정갈히 하다 보니 편견이 생겼다는 자체 분석.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은 물론 대사나 움직임, 표정 하나하나까지 보여지는 부분들을 최대한 간소화 했죠. 그게 극중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이었거든요.''''
그러고 보면 영화 속에서의 서장원의 연기는 크게 웃거나 슬퍼하는 표정도 없고 몸동작 조차도 차분하기 그지없다. 그렇게 조용한 모습으로 한 인물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심지어는 여자 주인공과 껴안는 장면도 감독님이 없애버리셨어요. 좋아하는 감정까지도 절제해야 할 정도로 섬세한 연기를 주문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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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절제를 하며 연기에 임하다 보니 동작 하나, 표정 하나도 심혈을 기울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게 됐단다.
''''꼭 종교적인 색체를 가진 영화라서가 아니라 마음 속 고민이 많은 주인공이니 복잡한 머릿속 때문에 동적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큰 부담, ''마음의 속도'' 늦추며 다독여그렇게 쉽지 않은 영화, 어려운 영화인데다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서장원의 어깨는 더 무거워진다.
''''''''용서받지 못한자''''는 감독님의 졸업작품에 우연히 출연했다 알려진 경우였지만 이번 작품은 적은 수이나마 영화관의 스크린에 걸리는 작품이라 부담이 커지는 건 사실이예요.''''
경험하지 못한 인터뷰가 이어지고, 홍보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커지는 부담을 ''''마음의 속도를 늦추며 간다''''는 마음으로 누르고 있다는 서장원.
''''독사처럼 천천히 기어가더라도 언젠가는 강하게 터트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서장원. 묘한 매력을 지닌 얼굴로 ''''악역도, 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고 잘하고 싶다''''며 자신있게 말하는 그의 활약은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