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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 서재호 죽음 가요계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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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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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호, 너였구나... 가슴에 너를 묻는다"

왼쪽부터 그룹 '원티드'의 故 서재호, 김재석, 하동균 (사진=스포츠투데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원티드 멤버 서재호의 죽음에 많은 가요계 관계자들과 동료 가수, 팬들이 가슴아파 하고 있다.

11일 함께 음악전문 케이블방송 M.NET의 ''쇼킹M'' 공연에 참가한 신인가수 K.di는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너무 안타깝고 슬프다, 갑작스런 죽음에 무척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이디 vkdvldyo라는 네티즌은 "대단한 인재를 잃었네요,그 좋은 목소리를 이제 두번 다시 못듣다니 안타깝네요, 정말 고인의 명복을 빌어요"라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특히 음반기획자 강태규 씨는 자신의 홈페이지(www.writerkang.com)에 고 서재호씨를 추모하는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셨다.

"너는 이제 멀리 갔지만, 너의 소리는 사람들의 곁에 남아 흐른다. 스물 둘, 꽃다운 너의 열정이 마르지 않도록 그곳에서도 어제처럼 남아있기를 바란다.서재호, 너였구나."

강씨는 "서재호씨는 참 착한 친구였다, 말수가 없는 성실한 눈빛이 인상적인 친구였다, 큰일을 할 수 있는 친구였는데 애석하지 그지 없다"고 밝혔다.

원티드의 또 다른 멤버인 김재석씨도 중상을 입은 상태라 이를 지켜보는 팬들과 가요계의 안타까움은 더해가고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곽인숙기자 cinspai@cbs.co.kr

음반기획자 강태규 씨 추모글 전문
서재호, 너였구나... 가슴에 너를 묻는다.

지난 2002년, 한장의 데모음반이 내 손에 들어왔다.
세븐데이즈...

스물, 아직 인생의 참맛을 모를 법한 어린 친구들이 내뱉는 하모니는 나이를 무색할 정도로 견고한 사운드를 만들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걸출한 보컬리스트들이 탄생했다는 기쁨에 어떤 형식으로든 이 음반을 도와야겠다는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음반이 발매되기 전,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너희들을 처음 마주했을때 내가 더없이 반가웠던 건 너희들의 인성이었다.

이정, 하동균, YJ, 서재호...
교만하지 않았고, 가슴끼리 부딪혀 잔잔한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었으니 내눈에 너희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친구들이었다.
특히, 나와 대면한 첫번째 만남에서 막내 재호는 맨 왼쪽에 앉아 있었다. 그는 내말에 순한 양처럼 귀를 기울인 채 가끔 나를 수줍게 힐끔힐끔 쳐다 보았다.
모두가 말을 아끼는 너희들을 보며 참 속이 깊은 놈들이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대견스러웠다. 유난히 말이 없었던 너의 얼굴을 보면서 많은 어려움을 잘 극복해왔다는 직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당시, 월드뮤직 홍보전략팀에 있었던 나는 음반이 발매되고 홍보가 시작되면서 내가 생각했던 마케팅 전략과 매니지먼트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나 자신을 보며 많은 원망을 했다.
대중가수로서 정상의 반열에 충분히 오를 수 있었던 너희들에 대한 조그마한 죄스러움을 나는 오늘까지 가지고 있었음을 밝힌다.

또 가슴이 아팠던 건 너희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진 팀의 해체에 관해 누구보다 가슴이 아팠다.
지난해 1월 눈내리던 압구정동에서 솔로를 준비하고 있던 이정을 만나 식사를 하면서 그 역시 팀의 해체를 누구보다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멤버들과 네 얘기를 하면서 가슴이 무너져 내린 기억이 생생하다.


강태규 씨


어린 나이지만 음악적 집념이 남달랐던 너희들이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거라고 여겼다. 지난 6월, 원티드라는 이름표를 달고 동균이와 너의 변신을 보고 다시 한번 감개무량했다. 아픔을 딛고 그만큼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줄 누구보다 믿고 있었기에 그 기쁨은 이루말 할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 한통의 전화를 받고 나는 순간적으로 몸이 마비되고 말았다.
한 언론사에서 걸려온 비보. 서재호 너였구나...

강변북로를 타고 오면서 2년전 너희들의 음반을 들으며 너를 추억했다. 너의 목소리는 송곳처럼 나를 도려내고 너의 그 희미하고 젊잖은 미소는 내 눈물을 쏟아내게 했다.

화곡동의 한 교회에서 축가를 부르기 위해 온 너희들. 준비해온 가요반주테잎을 교회에서 허락하지 않자, 찬송가 악보를 하나 놓고 무반주로 하객들을 놀라게 했던 너희들. 갑작스럽게 흘러나오는 너희들의 하모니는 사람들의 가슴을 그대로 관통하고 말았다. 그런 너희들이었다.

어느 점심... 숙소를 찾아가 밥 한끼 같이 했던 그날 식당으로 향할때도 말이 없었던 너와의 한때, 너를 가슴 깊이에 묻는다.

너는 이제 멀리 갔지만, 너의 소리는 사람들의 곁에 남아 흐른다.
스물 둘, 꽃다운 너의 열정이 마르지 않도록 그곳에서도 어제처럼 남아있기를 바란다.

서재호, 너였구나...

2004. 8. 11. 오후 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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