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리스는 13일(한국시간) 새벽 포르투갈 포르투의 드라가우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A조 개막전에서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와 안겔리스 바시나스의 연속골로 주최국 포르투갈을 2-1로 눌렀다.
예선에서 스페인을 밀어내고 조1위로 본선 티켓을 따내 ''복병''으로 지목됐던 그리스는 이로써 이 대회 본선에서 사상 첫 승전고를 울렸다.
반면 2002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의 통산 5회 우승을 지휘했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사령탑으로 야심차게 영입했던 포르투갈은 한일월드컵 미국전에 이어 또 한번 ''첫판 징크스''에 발목이 잡혀 8강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주최국이 개막전에서 패한 것은 조별리그를 도입한 지난 84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예상 밖의 대어를 낚은 그리스는 안정된 공수조직력 속에 역습 기회는 골로 연결하는 경제축구를 구사한 반면 루이스 피구를 포함해 선발 라인업 평균 연령 29세인 포르투갈은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한 게 뼈아팠다.
승부의 균형을 깬 첫 골은 그리스의 카라구니스가 뽑았다.
그리스는 카라구니스가 경기 시작 7분 만에 상대 수비수의 패스를 중간 차단해 드리블하다 아크 왼쪽 앞에서 낮게 깔아찬 볼이 골문 왼쪽을 통과해 기선을 잡았다.
포르투갈은 후반 시작과 함께 19세 신예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데코를 투입해 반격을 모색했지만 되레 추가골을 내줘야 했다.
그리스는 6분 역습 찬스에서 세이타리디스가 골 지역에서 호나우두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바시나스가 침착하게 차넣어 일찌감치 쐐기를 박았다.
누누 고메스까지 ''조커''로 내보낸 포르투갈은 이후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부정확한 크로스로 골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32분 데코, 37분 호나우두, 40분 고메스의 슈팅도 골문을 외면했다.
영패를 당하는 듯 했던 포르투갈은 경기 종료 직전 피구가 올린 코너킥을 호나우두가 머리로 받아 넣어 겨우 1골을 만회했다.
같은 조의 스페인은 후안 15분 터진 교체 멤버 후안 카를로스 발레론의 결승골로 러시아를 1-0으로 제치고 그리스에 다득점에서 뒤진 조 2위를 달렸다.
CBS체육부/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