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홀릭
러브홀릭(강현민·이재학·지선)의 새 앨범에 담긴 13곡은 알알이 밖힌 석류알을 씹는 듯 시다.
감각적인 사운드는 여전하고 강현민과 이재학의 손 끝에서 나온 멜로디는 변함 없이 세련됐다. 여기에 보컬 지선은 목소리 변주에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모던록 밴드 러브홀릭의 3번째 정규앨범 ''나이스 드림(Nice Dream)''은 이렇게 완성됐다.
"2집 끝내고 7개월쯤 놀았죠. 우린 곡 쓰는 게 노는 것이니까요(강현민)."
여유롭게 여행도 다녔다. 강현민은 가족이 있는 뉴질랜드로 이재학은 영국, 지선은 미국을 택했다. 그러다 문득 ''이쯤 음반 작업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냐''며 모인 것이 6개월 전. 그 사이 각자 만든 곡을 펼쳐놓고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곡을 뽑아 다듬어 앨범에 넣었다.
"감성의 출발은 강현민·이재학의 순수함"두 말 할 것 없이 신선하다. 타이틀곡 ''차라의 숲''은 전작 ''놀러와''가 그랬듯 중독성이 강하다. 후렴구는 한 번 들으면 곧바로 흥얼거릴 수 있을 만큼 익숙하다. 마냥 밝던 지선의 목소리에는 힘까지 실렸다.
''차라의 숲''은 노랫말을 쓴 지선이 유년기부터 반복적으로 꾼 꿈에 등장한 낙원이며 이루지 못할 사랑도 완성할 수 있는 환상의 숲이다. 얼핏 엉뚱해 보이는 설정이지만 이 것은 음악적 판타지를 꿈꾸는 러브홀릭의 매력 중 하나다.
''TV''나 ''달의 축제'', ''인어 세상을 걷다'' 등의 곡도 마찬가지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대체 이 밴드의 감성은 어디에서 출발하는 것인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다.
강현민의 답은 간단하다. 유치함이란다. 반면 지선은 "두 오빠의 순수함"이라고 대답한다.
"현민, 재학 오빠는 그 나이 사람들이 잃어버린 감성을 갖고 있어요. 겪어 본 사람은 알아요, 이 두 남자가 얼마나 순수한지(웃음). 모르는 사람은 기술적인 의도가 아니냐고 묻지만 우리 음악은 학습에 의한 게 아니에요(지선)."
러브홀릭
"2집 통해 밴드의 느낌을 얻었다"러브홀릭은 1집 ''놀러와''가 워낙 큰 인기를 얻어 줄곧 2집은 1집에 비해 미흡하다는 꼬리표를 달았다. 하지만 판매량으로만 평가하는 세태가 못마땅하긴 이들도 마찬가지.
"2집으로 밴드의 느낌을 얻었어요. 솔직히 1집은 곡의 70~80%가 완성된 상태에서 지선의 목소리를 맞춰 넣었는데 2집은 처음부터 러브홀릭으로 시작했거든요(강현민)."
"1집에서 러브홀릭의 밝고 산뜻한 이미지가 2집으로 그대로 이어졌다면 지금 우린 음악적으로 어른이 되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어른이 돼 가고 있어요(지선)."
2집은 국내보다 일본에서 더 큰 호응을 얻었다. 이들의 일본 진출에 청신호를 밝혀 준 앨범이기도 하다.
러브홀릭은 이런 호재를 기회 삼아 지난달 일본에서 싱글을 발표했고, 다음달 중순에는 첫 번째 정규앨범을 출시한다. 이후 프로모션과 공연을 이어가며 일본 시장의 시험대에 오른다. 모던록 밴드로서는 드물게 일본 진출과 국내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런 과감한 선택의 배경에는 강현민이 지난 2004년 해외 작곡가로는 처음으로 일본 작곡가협회가 뽑은 ''우수 작곡가 7인''에 선정된 것과 배용준 주연의 영화 ''외출'' OST에 참여해 인지도를 높인 이유가 포함된다.
현해탄을 넘나들 러브홀릭은 다음달 2일~4일까지 3일간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3집 발매기념 콘서트 ''나이스 드림''을 열고 국내팬에게 먼저 인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