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
"섭섭하기보다 뿌듯합니다."
오는 11일 방송을 끝으로 2년 4개월간 진행해 온 KBS 2TV ''연예가중계''를 하차하는 박태호 선임프로듀서는 노컷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섭섭한 마음보다 그간 연예 저널리즘 환경을 조금이나마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걸고 방송을 진행하면서 감행한 몇 가지 실험들이 시청자와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데에 대한 만족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박 PD는 실제로 ''연예가 중계''에 보도국 소속 기자를 문화 리포터로 출연시켰고, 단순한 CF 촬영 현장 보도를 삼가는 등 휘발성 강한 연예 가십 대신 정보성 있는 기사로 프로그램을 채웠다.
이에 화답하듯 박 PD가 MC로 나선 2003년 말부터 초반 2년간 ''연예가 중계''는 평균 20%가 넘는 시청률를 기록했다. 이후 시청률 하락은 ''연예가 중계''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케이블 TV, 인터넷 등 뉴 미디어의 활성화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별명 ''탱크'' 박태호 PD, 숱한 특종 남겨
더구나 진행 뿐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취재까지 한 박 PD의 노력에 힘입어 ''연예가중계'' 컨텐츠는 여타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컨텐츠 보다 우수했다는 평가다. 마이클 잭슨의 단독 인터뷰 등 다수의 특종이 모두 박 PD가 이뤄낸 결과들.
''탱크''라는 별명에 걸맞게 박 PD는 사건이 터지면 직접 달려가 취재에 임했다. 열애설이 터졌을 당시 공항에 도착한 탤런트 한고은을 직접 설득하고 취재진 앞에 데리고 나온 일화나 심은하 결혼 당시 심은하의 집 뒤 언덕에 올라 진을 치고 카메라에 화면을 담아냈던 일도 유명하다. 그의 이런 취재 방식은 다른 연예기자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땡'' 많은 ''전국 노래 자랑'' 만들 것"박 PD는 현업으로 돌아가 책임프로듀서 역할과 함께 프로그램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박 PD가 가장 기대하는 연출작은 ''전국 노래 자랑''.
박 PD는 "방송사 입사 후 가장 연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전국 노래자랑''이었다"며 기대를 표시하는 한편, "''땡''을 좀 더 쳐서 프로그램에 재미를 높이고 지역색을 잘 드러내 지역 문화를 전국에 알릴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박 PD는 끝으로 "후임 MC로 낙점된 김제동과 강수정 아나운서가 더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 줄 것"이라며 기대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