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개소문
우리 드라마사상 처음으로 고구려 정사(正史)를 다룰 SBS 100부작 대하드라마 ''연개소문(극본 이환경, 연출 이종한)''이 탈환점으로 ''역사복원 운동''을 내걸었다.
''연개소문''은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왜곡 논란(동북공정)에 대항해 이환경 작가가 4년전 구상한 작품으로 방대한 역사자료 수집과 분석, 주연배우 캐스팅을 거쳐 올 초 촬영에 돌입했다. 현재 경상북도 문경에 마련된 오픈 세트에서는 극 초반 등장하는 안시성 전투 촬영이 한창이다.
고구려 정사를 그린 첫 사극을 집필하는 이환경 작가는 "동북공정을 그냥 지나치면 그 자체가 역사가 된다"고 지적하며 "잃어버린 엄청난 대륙을 되찾기 위한 역사복원 운동"이라고 작품의 의의를 밝혔다.
그가 자료수집을 위해 보낸 시간은 약 1년. ''연개소문(김영만 저)''과 ''오국사기(이덕일 저)''를 비롯한 책 50여권과 논문 200여편을 분석했다. ''고구려 연구회''가 발간 중인 역사서에서도 도움을 받는 중이다.
그동안 ''용의 눈물'', ''태조 왕건'', ''제국의 아침'' 등 굵직한 사극을 주로 집필해 온 이 작가는 "드라마가 방송되면 중국이 불편해 할 것"이라고 했다. 고구려와 긴 전쟁을 펼친 수·당나라를 정면으로 비판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개소문이 처음 등장하는 ''삼국사기''는 중국 역사서를 발췌해 묶은 책"이라고 전제한 그는 "중국이 기록한 역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드라마에 대해 중국은 아무말도 못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환경 작가
"연개소문은 고구려 정사, 태왕사신기·주몽은 퓨전 사극"
''연개소문'' 뿐 아니라 올해 고구려를 배경으로 제작되는 드라마는 ''태왕사신기''와 ''주몽''까지 총 3편. 그 중 MBC ''주몽''은 오는 5월 ''연개소문''과 방영시기가 맞물려 그 경쟁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쟁이 불가피 하지만 ''연개소문'' 제작진은 "정사와 퓨전은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연개소문''의 한 제작관계자는 "''태왕사신기''와 ''주몽''은 퓨전 사극으로 정사를 다루는 ''연개소문''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면서 "퓨전은 역사와 관계없이 내 입맛, 내 마음대로 각색한 것"이라고 차별성을 분명히했다.
중국에 의해 훼손되는 역사를 복원시키겠다는 의도는 제작진의 포부로만 그치지 않는다. 이 작품 출연을 위해 4년을 기다린 유동근(연개소문 역)은 "역사 속의 영웅을 드라마로 펼치는 게 조심스럽다"면서도 "고구려 역사를 한 계단, 한 계단 찾아가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극 중 허구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 제작진이 이구동성 ''역사복원 운동''을 외치고 있지만 사실 사극이 넘어야 할 벽도 존재한다.
정사라고 하지만 이야기를 그려야하는 드라마에 가미되는 ''허구''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특히 시청자들이 유동근이 연기하는 연개소문을 ''학습''하는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유동근은 "잘 알지 못하는 고구려 역사를 보여주는 일이 사실은 조심스럽지만 내 연기가 그 인물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지금껏 여러 차례 극화된 장희빈, 연산군을 예로 들며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