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했던 대규모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해소 국면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했던 병력 일부를 철수하고 있다고 알렸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병력 철수에는 500명 규모의 1개 대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일부 러시아 현지 언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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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위 관계자도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존 케리 국무장관과 통화하며 1개 사단을 철수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철군 움직임에 대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러시아 병력이 줄어들었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아직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정확하게 확인된다면 이는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인터넷 통신인 '글라브레드'는 지난달 28일 4만명에 이르던 접경지역 러시아 군인 수가 사흘 만에 1만명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치연구센터'의 드미트리 팀축 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확률은 확실히 낮아졌다"며 "1주일 전 침공 가능성이 80%였다면 현재는 50%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대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접경지역의 러시아군이 얼마나 철수했는지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소식통은 병력이 이동했다는 단서는 있지만 아직 그 의미를 평가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 뉴스는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인 예브게니 페레보이니스는 "병력이 일부 지역에서는 뒤로 물러섰지만, 일부는 전진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나토는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모여 외무장관회의를 연다.
이번 외무장관회의는 러시아와 크림공화국의 합병이 이뤄진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로, 발트해 연안 국가 등 과거 소비에트 연방에 소속됐던 동유럽 회원국의 불안을 가라앉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나토는 이 회의에서 크림공화국을 합병한 러시아에 맞서 동부 전선을 강화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나토는 1990년대 러시아 접경지역의 영구 병력을 철수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어나자 발트해 연안국에 영구적인 군사 기지를 세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야당 지도자인 율리야 티모셴코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에 군사 방어력을 강화하고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티모셴코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유럽의) 지정학적인 안정을 깨는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공격적인 행동으로 국제기구, 국제법, 국제조약이 먹히지 않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달 31일 크림을 찾아 크림에 개선된 전력공급, 수도, 교육, 노인 연금을 위한 기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크림을 위한 새로운 투자의 역사를 세워야 한다"며 크림 지역을 특별 경제구역으로 만들고 낮은 세율과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