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용아, 승환이만큼 해줄 거지?' 일본과 미국 무대를 거치며 경험을 쌓은 임창용(가운데)이 삼성에 복귀하면서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사진은 26일 계약을 마친 뒤 김인 구단 사장(왼쪽), 송삼봉 단장과 악수하는 모습.(경산=삼성 라이온즈)
겨우내 움츠렸던 프로야구가 드디어 기지개를 켠다. 오는 29일부터 6개월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오후 2시 대구 KIA-삼성, 잠실 두산-LG, 문학 넥센-SK, 사직 한화-롯데의 개막전으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의 열전이 시작된다.
목표는 단 하나, 가을야구의 최종 승자다. 지난해 1군에 합류한 막내 NC까지 상위 4개 팀이 갖는 포스트시즌 진출권은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당초 이번 시즌은 한 마디로 '오리무중'이었다. 대형 FA(자유계약선수)의 이동과 외국인 타자의 가세로 전력 평준화가 이뤄져 우승과 4강 후보를 꼽기가 어려웠다. 전문 해설위원들은 물론 각 팀 사령탑들도 꺼렸다.
하지만 강력한 변수가 생겼다. '뱀 직구' 임창용(38)의 삼성 복귀다.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진입이 좌절된 임창용을 놓고 삼성이 재빨리 움직였다. '돌부처' 오승환(32)이 일본 한신으로 이적했던 사자 군단의 이빨이 다시 생긴 셈이다.
임창용은 2002년 17승 6패 2세이브를 올리며 삼성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팀 기여도는 줄었지만 2005, 06년 2연패 때도 푸른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한국 무대 104승 66패 168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임창용은 일본 야쿠르트 시절 5년 동안 11승13패 1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9, 특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과연 임창용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올 시즌 중계 방송 4사 해설위원들에게 시즌 판도를 다시 물었다. 하일성 KBS N 스포츠,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이순철 SBS, 이효봉 XTM 위원이다.
(왼쪽부터) 하일성, 양상문, 이순철, 이효봉 해설위원. (자료사진, MBC스포츠 플러스 홈페이지·이순철 해설위원 트위터·유튜브 영상 캡처)
▲"4강도 힘들었는데 단숨에 우승권으로"
위원들이 공통된 의견은 단숨에 삼성이 우승 후보에 근접했다는 것이었다. 최강 마무리 오승환의 공백으로 다소 헐거워졌던 전력이 채워졌다는 분석이다.
하 위원은 "사실 삼성은 4강도 간당간당하다고 봤다"면서 "그러나 임창용의 가세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운이 좋다. 삼성은 삼성"이라고 강조했다. 안지만이 있지만 스타일상 마무리보다 롱 릴리프에 가까웠는데 임창용이 대신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 위원은 "안지만은 2~3이닝을 충분히 소화하는 사실상의 5~6선발이었다"면서 "임창용의 합류로 둘 다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위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임창용의 가세로 더 예상이 어렵게 됐다"고 운을 뗐다. "삼성을 원래 중위권 정도로 봤는데 이제 상위권으로 올라가 더 혼전을 벌일 것"이라는 이유다. 양 위원은 "삼성이 4~5개 팀과 선두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순철 위원도 "사실 삼성의 4연패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50% 이상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만 "임창용의 구위가 어느 정도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전성기에 가깝다면 삼성이 SK와 패권을 다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봉 위원은 애초부터 올 시즌 삼성의 4연패를 예상했다. 확신은 더 강해졌다. 이 위원은 "우승에 가장 근접한 삼성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임창용의 가세를 높게 봤다.
임창용은 전날 삼성과 5억 원에 입단 계약을 마무리하고 팀에 합류했다. 시차 적응 등 컨디션을 조절한 뒤 4월 중순 실전 등판할 예정이다. 과연 임창용이 삼성의 4연패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