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냉전시기 미국으로부터 연구용으로 제공받은 무기급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수백 kg'의 핵물질을 반환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양국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24∼25일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맞춰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일본이 반환할 핵물질은 일단 미국으로 운반된 뒤 플루토늄은 폐기처분되고, HEU는 민수용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된다.
일본 정부는 핵물질이 테러세력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핵안보' 드라이브에 협력하는 차원에서 플루토늄을 반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미국은 지난 1월 일본 이바라키(茨城)현 도카이무라(東海村)의 고속로 임계 실험장치(FCA)에서 사용하는 핵연료용 플루토늄 331㎏ 등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일본은 미국의 요구에 응함으로써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핵 비확산에 협력한다는 차원에서 반환을 결정했다.
폐연료봉 재처리공장을 포함한 '핵연료 주기'(채광, 정제, 사용, 처분 등 핵연료 사용과 관련한 전 과정) 시설을 완비한 일본은 과거 프랑스 등 해외에서 재처리해 반입한 분량을 포함해 현재 약 44t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핵무기를 양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나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