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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선 신부들 "대통령 사퇴, 국정원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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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지난해 이어 두번째 시국미사

24일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대통령 사퇴와 국정원 해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요 며칠 밤 기온이 쌀쌀했지만 이날은 비교적 포근했다.

24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대표 송년홍)이 '대통령 사퇴, 국정원 해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22일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를 연지 4개월여 만이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전주교구 사제단 뿐 아니라 나승구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대표와 부산, 경남 등 전국의 사제 80여명을 비롯해 수녀와 신자,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창신 원로신부도 자리했다.

미사에서 문규현 원로신부는 "지난 대선은 국정원, 경찰, 언론 등이 합작해 만든 명백한 부정선거다"며 "잠자는 우리의 양심을 일으켜 침묵으로 일관하는 세상을 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신부들은 왜 광장에 섰을까

시국미사가 열린 풍남문 광장은 최근 시복이 결정된 조선시대 순교자 윤지충과 권상연의 시신이 공개됐던 곳이다.

송년홍 신부는 "우리는 순교자의 피로 이루어진 신앙을 가진 민족이다"며 "아무리 사퇴하라고 외쳐도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순교자적 사명을 가지고 광장에 섰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치권은 지방선거를 이유로 국가기관의 대통령 불법 선거 개입 사건을 등한시하고 있다"며 "언론은 국민들에게 공정하고 진실을 알리지 않고 정부의 입이 되어서 편파적이고 왜곡되고 과장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제단은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이 다시금 이 세상에 펼쳐지기를 기도하며 희망한다"며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양심 있는 모든 사람에게 진실과 정의의 촛불을 들고 함께 일어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국미사 이후 잠잠해진 대통령 사퇴 촉구 흐름에 다시 불을 붙이기 위해 광장에 섰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22일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창신 원로신부가 발언을 하고 있다.

 

박창신 신부 "대변 보고 밑 안 닦는 것 같아"

지난해 시국미사에서 또 다른 논란을 빚었던 박창신 원로신부는 지팡이를 짚고 시국미사에 나섰다.

박 신부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통일대박이니 규제완화니 이런 말들만 하고 있는데 대변보고 밑도 안 닦고 가는 것 같다"며 "뭔가 얘기하면 옳고 그른 걸 따져서 국정을 바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 신부는 이어 "이번 기도회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퍼져 나가 우리나라에 평화가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보수단체 맞불집회, 충돌 없어

시국미사에 맞서 보수성향 단체들은 맞불집회를 열었다.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과 고엽제전우회 전북지부 회원 등 130여명은 이날 오후 5시부터 풍남문광장에 인접한 경기전 앞에서 시국미사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찰력을 배치했지만 이들은 시국미사 시작 전에 집회를 마치고 자진해산해 우려했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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