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집권 사회당(PS)이 지방선거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무부가 23일(현지시간) 치른 지방선거 1차 투표를 예비 집계한 결과 사회당을 포함한 좌파 연합은 37.7%의 득표율로 46.5%를 얻은 대중운동연합(UMP) 등 우파에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전선(FN)은 4.7%의 표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올랑드 대통령 집권 2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란 점에서 올랑드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때문에 최종 결과가 사회당의 패배로 나오면 국정운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 부진 원인은 경제 불황 = 사회당이 2012년 집권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나쁜 결과를 얻은 가장 큰 원인은 경제 불황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스는 경기 침체와 기록적인 실업률, 범죄 증가 등으로 국민의 불만이 높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규모 2위 국가인 프랑스는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경제 회복이 지체돼 '유럽의 병자'라고 불릴 정도다.
사회 각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와 경직된 노동법, 많은 공공부채 등으로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에 그쳤다.
작년 4분기 실업률도 두자릿수인 10.2%로 높다. 특히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25%를 넘고 있다.
작년 12월 프랑스 실업자 수는 330만 명, 올해 1월에는 331만 명으로 매달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2012년 5월 취임 당시 60%가 넘던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도는 현재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20% 안팎까지 떨어졌다.
1차 투표에서는 64.1% 그친 낮은 투표율도 사회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거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실정에 실망한 많은 사회당 지지자들이 투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책기조 바뀌나= 30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도 집권 사회당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랑드 대통령의 앞으로 국정 운영 방향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이번 선거로 민심 이반이 확인되면서 올랑드 대통령은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정치권은 점치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자신의 정부에 대한 중간 신임 투표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더욱 크다.
올랑드 대통령이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한 친기업정책 기조를 유지할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와 취임 직후 "부자를 싫어한다", "긴축만이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유일한 길은 아니다"면서 사회주의적 색채를 뚜렷이 보였다.
하지만,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복지정책 대신 친기업 정책을 발표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