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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청춘학당' 달구다 만 조선판 색즉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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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성적 판타지 충족 노림수…개연성 없는 이야기·관행적 연기 걸림돌

 

사극 '청춘학당: 풍기문란 보쌈 야사'(이하 청춘학당)는 조선판 '색즉시공'(2002)을 표방한 영화로 홍보되고 있다. 개봉 당시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의 성과 사랑을 코믹하고 노골적으로 묘사해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킨 색즉시공의 후광을 등에 업으려는 노림수이리라.

포털사이트에서 성인인증을 통해 볼 수 있는 19금 예고편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자연스레 청춘학당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과 귀도 극중 베드신과 배우들의 노출 수위에 맞춰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20일 언론시사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자극적인 성적 판타지를 기대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크게 부족한 만듦새를 지니고 있었다.
 
때는 서양 문물이 밀려들면서 유교 중심의 국가 체계가 무너져내리던 조선 후기, 남녀칠세부동석의 금기를 깨고 학당에도 여성들이 공부하러 들어오던 시기다.

탁월한 수학적 재능을 지닌 목원(이민호)과 일본어에 재능을 보여 사역원(지금으로 치면 통역사)을 꿈꾸는 류(안용준)는 어느 날 밤거리에서 잡혀가 정체불명의 여성에게 겁간을 당한다.

이에 둘은 또 다른 벗인 학문(백봉기)과 함께 범인을 찾아나서고, 겁간 당한 뒤 풀려난 자신들을 처음 발견한 향아(배슬기)를 비롯해 함께 공부하는 여학동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여자가 남자를 보쌈하면서 벌어지는 기발한 콘셉트의 코믹 사극 로맨스'라는 홍보 문구와 달리, 이 영화는 과장된 설정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 정도 했으면 웃겠지'라는 계산에 바탕을 둔 연기도 감정이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내내 불안한 조명과 음향도 몰입을 떨어뜨리는 걸림돌이다. 조선 시대, 남녀공학 학당, 남자 보쌈 등의 소재도 이야기 줄기에 녹아들지 못하고 흥미를 끌려는 도구로만 머무는 한계를 보인다.
 
이날 언론시사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배슬기는 "촬영기간이 너무 즐거웠는데 짧아서 아쉬웠다. 기술시사를 우리끼리 작게 했었는데 그때 본 것과 비교해서 영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후반 작업을 통해 이야기의 개연성을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관행처럼 굳어진 기존 코믹 에로 영화의 공식에 하나라도 더 충실하려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다.

자극적인 노출신과 베드신을 기대한 관객들의 실망감도 클 듯하다. 마치 카메라라는 눈을 통해 타인의 은밀한 행위를 엿보는 느낌을 주는 영화 매체의 관음적 특성을 일부러 벗어던지려는 작가주의 영화처럼, 전혀 자극을 못 주는 방식으로 배우들의 벗은 몸을 그저 담고만 있다는 인상을 주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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