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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나가노의 눈물…'평창' 겨울축제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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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소치 동계올림픽, 그 이후 ③

소치 동계올림픽이 폐막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체육단체들은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와 정부의 특별 감사 폭풍 속에도 아직까지 진지한 자기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CBS 노컷뉴스는 모두 3차례에 걸쳐 체육단체들의 무능을 지적하고 '평창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포스트' 김연아-이상화-이승훈…"이미 늦었다"
② '울분 삼키는 태극전사'…스포츠외교력은 '빵점'
③ 日 나가노 눈물 뺀 겨울축제…'평창'은 다를까?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다짐대회'에서 김연아,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윤성호기자

 

◈ 동계올림픽사에서 유일했던 3연속 도전

2007년 7월 4일 IOC총회장인 과테말라시티 레알 인터컨티넨탈호텔.

'웃을 일만 남았다'던 한국 유치단은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소치'라고 외치는 순간 다들 '울 힘조차' 없었다.

2003년 체코 프라하 IOC총회에서 2010동계올림픽 도전 실패 이후, 2014년 대회 재도전까지 '평창'은 혹독한 시련을 치렀다.

지역 주민들의 시위 속에 전북 무주와 국내 경쟁이 어렵게 마무리되자, 다시 같은 해인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유치하려는 인천 시와 2020년 하계올림픽을 유치 의사를 밝힌 부산시와 조율도 막바지까지 합의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낙관'하던 2014년대회까지 실패하자 2018년 '3수'는 더 이상 말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망연자실하던 '평창'은 그러나 두 달 뒤인 2007년 9월 4일, 반대 여론 속에도 김진선 당시 강원도지사(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는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또 다시 선언한다.

그동안 유치 활동을 지방자치단체에 맡겼던 정부는, 이때부터 중앙정부 치원에서 유치에 나서 2011년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서 '3수'에 성공한다.

유럽관중들 평창까지 올까?

 

◈ 유럽관중들, 과연 '평창' 올까?

1992 프랑스 알베르빌동계올림픽. 그 전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이 없었던 한국은 쇼트트랙이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첫 메달이 기대된 대회였다.

동계올림픽에서 빙상 종목은 대체로 개최지인 소도시에서, 설상 및 썰매 종목은 개최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산악 지역에서 열린다.

당시 쇼트트랙에 집중해야 하는 한국 기자단은 당연히 소도시인 알베르빌에 머물렀고, 의외로 올림픽 열기가 없는 도시 분위기에 놀랐다.

하계올림픽과 같은 해 겹치지 않기 위해 2년 뒤 개최된 1994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이번 대회 취재 캠프는 설상, 썰매 종목이 열리는 지역이었다.

알베르빌의 빙상 종목 경기장과 달리 스키장 주변에 꽉찬 관중에 한국 취재진은 다시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 취재진은 서울에서 런던, 런던에서 오슬로, 오슬로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의 경기장으로 장거리 여정을 거쳤다. 이런 산골 마을,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에 어디서 이많은 인파가 왔을까?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빙상 종목에 집중돼 동계올림픽 하면 쇼트트랙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동계스포츠의 메카인 유럽의 관심사는 스키 등 설상 종목이다.

'평창'이 3수 끝에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IOC 총회 현장을 취재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릴레함메르 스키 경기장을 메웠던 많은 관중이 과연 만 하루가 걸리는 극동의 평창까지 올까? 하는 것이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박정호기자

 

◈ 모든 것의 우선은 '흑자 대회'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 차기 대회인 평창올림픽에 대한 여러 논의가 나온다. 대회 운영, 경기장과 도로 등 인프라, 사후 관리, 한국 성적 등등.

현대 올림픽의 대회 운영은 이미 갖춰진 체계화된 시스템과 장비의 발달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26년 전 국제대회 개최 경험이 없었고,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1988 서울올림픽을 잘 치뤘던 한국이다.

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은 '흑자 대회' 혹은 '최소한의 적자 대회'다.

약 500억 달러(약 54조 원)가 투입된 소치올림픽은 수입이 재정 지출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역대 올림픽 중 가장 큰 경제적 손실이 큰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의 동계올림픽 개최지들의 적자 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시아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정도의 기반을 갖춘 유일한 국가라던 일본도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 이후 탄탄했던 시 재정이 파탄 직전까지 이르렀다.

스폰서, 티켓 판매, 방송 중계권 등의 공식 수입만으론 시설 투자비 18조, 연간 유지비 2조의 '평창 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

대회 이후 유무형의 경제 효과를 기대한다지만, 이미 글로벌 시대에서 국제대회 개최 그 파급 효과가 크지 않다.

유럽인들이 오지 않는다면, 경기장이 아닌 스키장들을 개방해 스키 붐이 불고 있는 대만, 동남아, 중국 관광객들이라도 끌여들여야 한다.

강원도와 평창을 배경으로 한 한류드라마를 제작해 수출하고 '동계올림픽'과 연계한 다양한 여행상품도 개발해야 한다. 텅빈 스키 경기장, 학생 동원 관중만 있는 경기장은 '대회 실패'를 의미한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작년 11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를 방문,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성호기자

 

◈ '3수' 빚, 성공적 운영으로 갚아야

현대 동계올림픽 중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되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당시 인구 2만 명이 조금 넘는 산골이었지만 4000억 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고, 올림픽 이후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자연 친화를 표방했던 릴레함메르는 선수단 관계자와 취재단 숙소를 통나무 조립식 건물로 만들어 대회 이후 그대로 대학으로 옮겨 기숙사로 활용했다.

대회 이후 평창과 강원도가 '동아시아 겨울스포츠의 허브 관광지'로 성장하려면 지금부터 지구촌을 상대로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마주치는 외신기자와 선수단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서울올림픽이 역대 최고"였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들에 대한 '대접'이 최고였다는 말이다.

해외 언론이나 대회 평가를 의식한 '퍼주기식' 국제대회 유치는 궁극적으로 국가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

대회 이후 숫자 상의 '흑자'로 국민을 속여서도 안 된다. '평창'은 정부보조금 등 많은 유치 활동 비용을 썼음에도 두 차례나 실패해 이미 국민에게 큰 빚을 졌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작지만 큰 대회'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그 빚을 갚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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