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김희진, GS칼텍스 이선구 감독, 한송이, KGC인삼공사 이성희 감독, 임명옥(왼쪽부터)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우리는 2달을 주겠습니다"(KGC인삼공사 이성희 감독)
"휴가는 3주 이상 안 주는 것이 원칙입니다"(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NH농협 2013~2014 V리그' 여자부는 지난 5개월의 정규리그를 마치고 20일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는 3위 KGC인삼공사와 2위 GS칼텍스의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정규리그 우승팀 IBK기업은행은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준우승을 아쉬움을 달랜다는 각오다. 3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탄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봄 배구'까지 올라선 기쁨을 우승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모두가 공통되게 바라는 우승이지만 우승 이후 바라는 선물도 비슷했다.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바라는 것은 긴 휴가. 우승하면 뭐라도 해주고 싶은 것이 감독의 마음이겠지만 그들의 계획은 너무나 달랐다.
17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선수들이 숙소생활을 오래 하니까 많은 휴가를 원한다"면서 "올 시즌 우승만 한다면 역대 어느 팀보다 많은 휴가를 주겠다. 2달은 너무 길고, 45일 정도 주겠다"고 약속했다.
플레이오프 상대인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 역시 "GS칼텍스가 45일을 준다는데 우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2달을 주겠다"고 응수했다. 인삼공사의 임명옥은 "우리는 다른 팀이 외박, 외출할 때도 운동을 했다. 감독님이 운동을 많이 시키지만 쉴 때는 확실하게 쉬는 편이다. 2달 가고 싶다"고 기뻐했다.
다른 팀들이 많은 휴가를 '당근'으로 내건 반면,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단호하게 "3주 이상의 휴가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3주 이상 휴가를 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팀에서 너무 세게 나가는 것 같은데 나는 1차 휴가를 주고 나중에 2차 휴가를 주겠다. 선수들이 휴가를 길게 다녀오면 나중에 운동하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IBK기업은행의 간판선수인 김희진은 "휴가는 길게 다녀오나 짧게 다녀오나 똑같다"면서 은근히 긴 휴가를 종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