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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독해지겠다"던 소치의 다짐 마침내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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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대회 3관왕, 첫 종합 우승

'나 독한 여자예요' 17일(한국 시각) 끝난 캐나다 몬트리올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한 심석희. 소치올림픽 개인전 노 골드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내며 여왕에 등극했다.(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소치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차세대 여왕' 심석희(17, 세화여고)의 화려한 즉위식은 없었다. 3000m 계주에서 '전율 스퍼트'로 8년 만에 여자 대표팀의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냈지만 최강자로 군림했던 1500m와 1000m 개인전에서는 경험 부족으로 각각 은과 동메달을 따냈다. 다관왕은 계주와 1000m를 석권한 선배 박승희(22, 화성시청)의 몫이었다.

올림픽을 마친 뒤 심석희는 "좀 더 독하고 강해져야겠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준비한 것이 아직 거기(개인전 금메달)에는 못 미쳤나 봐요. 치고 나갈 타이밍을 잡지 못했어요. 더 부족하고 더 많은 것을 준비해야겠다"는 게 이유였다.

심석희는 독해지고 강해졌다. 세계 최정상급의 기량은 여전히 탁월했고, 정신과 마음이 성장했다. 올림픽에서 미뤘던 쇼트트랙 여왕의 즉위식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마침내 이뤄냈다.

심석희는 17일(한국 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1000m에서 1분30초488로 선배 박승희(1분30초597)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슈퍼 파이널 3000m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15일 1500m까지 대회 3관왕을 이뤄냈다.

종합 점수 102점을 얻은 심석희는 박승희(73점)를 제치고 대회 종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2011년 조해리(28, 고양시청) 이후 3년 만에 찾아온 여자 대표팀의 종합 우승이다. 대표팀은 2012년과 지난해는 중국세에 밀렸다.

개인으로도 첫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이다. 심석희는 시니어 무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대회에서 슈퍼파이널 3000m에서 우승했지만 종합 순위는 왕멍, 박승희에 이어 3위였다. 기량에 경험까지 쌓인 올해 기어이 종합 우승까지 차지한 것이다.

소치올림픽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날렸다. 이전까지 10번의 월드컵에서 9번이나 우승한 1500m. 올림픽 결승에서 심석희는 내내 1위를 달렸지만 막판 저우양(중국)의 침투를 막지 못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1000m에서는 선의의 경쟁 끝에 결과적으로 박승희의 금메달을 도우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으로 여왕으로 우뚝 섰다. 심석희는 소치 대회 뒤 "정말 느낀 게 많아 평창올림픽을 위해서 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고 했다. 4년 뒤 평창 대회를 위한 발판은 차고 넘치게 다진 셈이다.

다만 심석희는 계주 3000m 결승에서는 중국 선수를 밀었다는 판정을 받아 대표팀의 메달이 무산됐다. 대신 남자 대표팀이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부 종합 우승은 소치올림픽 3관왕 안현수(러시아 명 빅토르 안)가 차지했다. 1000m 우승과 슈퍼파이널 3위 등 총 63점으로 7년 만의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안현수는 2007년까지 5년 연속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박세영(21, 단국대)은 5위(34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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