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규모 군사훈련이 실시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서부 지역에서 대규모 야전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 국방부 공보실은 이날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스카야주와 벨고로드스카야주, 쿠르스카야주 등과 서부 탐보프스카야주 등에서 비상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탐보프스카야주를 제외한 3개 주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하고 있다.
훈련은 철도·항공 이동 등을 포함한 이동 배치 훈련과 사격 훈련 등 2단계로 진행된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서부군관구와 중부군관구에서 대규모 비상 군사훈련을 실시했으며, 이후에도 단위 부대별 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측의 이번 군사훈련은 무력시위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군도 지난 11일부터 크림반도 북부에 위치한 헤르손주(州)에서 비상 군사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2일 “러시아가 접경 지역에 수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며 “우크라이나군도 이에 맞서 전투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크림반도에서 러시아의 군사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공중조기경보관제시스템(AWACS) 정찰기 두 대를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상·하원은 15일에 크림공화국의 주민투표 상황 감시를 위한 감시단을 파견할 방침이다. 러시아 하원은 25명, 상원은 12명으로 각각 구성된 감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옛 소련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들도 개별 감시단을 파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한 서방에서는 감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감시단을 파견해 달라는 크림공화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OSCE는 안보 협력을 위해 유럽과 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57개 국가가 가입돼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정부간 협력기구로 1973년에 설립됐다.